'신종코로나' 위협에도 혁명전적지 답사 줄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 경각심이 커지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단체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국 학생소년들이 지난달 22일부터 열흘 넘게 '광복의 천리길' 답사행군을 이어가고 있다고 4일 전했다.

'광복의 천리길'은 김일성 주석이 평안남도 칠골(현재 평양)에서 공부하던 13세 때 만주에서 아버지 김형직이 일제에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중국까지 걸어갔다고 선전하는 노정이다.

이번 답사행군도 이 노정대로 평양 만경대에서 출발해 개천, 향산, 강계를 거쳐 양강도 김형직군 포평까지 이어졌고, 행군 종료 후 열린 모임에는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도 참석했다.

앞서 전국농근맹일꾼(간부)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를 답사했으며, 인민내무군 지휘관들도 바통을 이어받아 1일부터 답사를 시작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발행하는 노동신문사의 기자·편집원들도 지난달 31일 단체로 백두산에 올랐고 전적지를 둘러봤다고 조선중앙TV가 전했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으로만 봐도 어림잡아 수백 명이 함께 움직인다.

답사 참여자들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이런 활동들은 북한이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 국경을 폐쇄하고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등 방역 총력전을 벌이는 가운데 진행돼 눈길을 끈다.

송인범 보건성 국장은 지난 2일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이 발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북한 매체들은 외국 출장자와 감염 의심환자들에 대해 철저한 격리조치를 하고 의심환자 여부에 대해 지속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단체활동을 이어가도 괜찮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고, 내부 결속 차원에서 답사행군을 그만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