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사망 57명·확진 2천829명↑…누적 확진 1만7천205명
후베이 누적 확진자 1만명 돌파…보건당국 "전 국민 외출 자제해야"
확진 판정 택배기사, 증상 없이 계속 일해 '슈퍼 전파자' 우려
"당국 발표, 실제보다 축소됐다" 中 매체·누리꾼 고발도 잇따라
中 신종코로나 두달만에 사망 361명…'사스' 넘어서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두 달 가량 만에 361명이 사망하면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
中 신종코로나 두달만에 사망 361명…'사스' 넘어서
다급해진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하루 새 57명이 숨지는 등 증가 폭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3일 발병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응급 병원을 가동하고, 3일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났음에도 일반 기업의 출근은 9일까지 자제하도록 하는 등 대이동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자신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사망자 수 발표 등이 실제보다 훨씬 축소됐다는 언론 매체와 누리꾼의 고발이 잇따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에서는 신종코로나 증상 없이 계속 일한 택배기사가 확진 환자로 밝혀져 '슈퍼 전파자' 우려도 제기됐다.

◇사스 위력 넘어서…두 달가량 만에 361명 숨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7천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中 신종코로나 두달만에 사망 361명…'사스' 넘어서
사망자와 확진자 모두 사스 때보다 증가 속도가 빠른 상황이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는 5천327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졌다.

이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8월까지 중국 본토의 사스 피해 수치인데 지난해 12월 8일 발발한 신종 코로나는 불과 두 달도 채 안돼 361명이 숨져 사스를 넘어서는 위력을 입증한 셈이다.

중국 전체에서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2천829명, 사망자는 57명 늘었다.

일일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0일 위건위가 공식으로 통계를 발표한 이래 처음이다.

이 가운데 발병지인 우한(武漢)을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은 하루 만에 확진자가 2천103명, 사망자는 56명 증가했다.


새로 늘어난 확진자와 사망자는 우한에서만 각각 1천33명과 41명이 나왔다.

이에 따라 후베이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1만명을 넘어선 1만1천177명, 사망자는 350명이다.

이 가운데 우한의 사망자만 224명에 달했다.

3일 0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명이 2천296명이 중태며 475명은 완치 후 퇴원했다.

의심 환자는 2만1천558명이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18만9천583명이며 이 가운데 15만2천700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서 신종코로나에 감염된 외국인은 16명이며, 이 가운데 2명은 치료 후 퇴원했다.

나머지도 안정된 상태라고 당국은 전했다.

245명의 확진 환자가 나온 선전에서는 3건의 지역사회 내 전염 사례가 발생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 3명은 발병 전 14일 동안 선전을 떠나지 않았다.

특히 확진 환자로 판정받은 한 젊은 남성 택배기사는 지난 14일 동안 아무 증세가 없어 계속 일을 해 많은 사람에게 신종코로나를 전파하는 '슈퍼 전파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중화권에서는 3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홍콩에서 15명, 마카오에서 8명, 대만에서 10명이다.

해외 확진자는 일본 20명, 태국 19명, 싱가포르 18명, 한국 15명, 호주 12명, 독일 10명, 미국 9명, 말레이시아 8명, 베트남 8명, 프랑스 6명, UAE 5명, 캐나다 4명, 필리핀·인도·이탈리아·영국·러시아 2명, 네팔·스리랑카·핀란드·캄보디아·스웨덴 1명이다.
中 신종코로나 두달만에 사망 361명…'사스' 넘어서
◇"앞으로 2주간 절정기"…보건 당국 "전 국민 외출 자제해야"
사스 대응에 참여해 중국의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전역에서 폭발적으로 늘진 않겠지만 앞으로 2주간 절정기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중난산은 신종 코로나에 가장 원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조기 발견과 조기 격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춘제 종료에 따른 중국인들의 대이동 자제와 확산 방지를 위한 종합 대책 시행에 돌입했다.

베이징(北京) 등 귀경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은 기업의 현장 업무 재개 일을 9일까지 연장해 귀경 후 신종 코로나 2차 확산을 예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9일까지 필수업종을 제외한 일반 기업들은 재택근무 또는 휴무를 연장해 본격적인 대이동은 이번 주 후반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보건 당국은 전날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8일까지 모든 국민은 특수한 상황이 아닌 한 외출을 가급적 하지 말고, 인구 밀집 지역에도 가지 말라"고 권고했다.
中 신종코로나 두달만에 사망 361명…'사스' 넘어서
중국 철도 당국은 8∼10일에 귀경객이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北京) 등 주요 도시들은 모든 택시 운전사와 디디추싱(滴滴出行) 등 인터넷 차량 서비스 운전사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승객의 뒷자리 착석을 권고했다.

발병지 우한의 신종 코로나 환자 치료를 위한 훠선산(火神山) 병원은 3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열흘 만에 벼락치기로 건설해 1천 개 병상 규모로 만들었으며 중국군에서 선발된 1천400명의 의무 인력이 배치돼 우한 확산 사태를 막는 최일선에 나서게 된다.

오는 6일부터는 1천300개 병상을 갖춘 레이선산(雷神山) 병원도 완공돼 환자를 받게 된다.

한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전염병 영도 소조 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시장의 물품 공급을 원활하게 하라면서 특히 후베이 등 중점 지역에 대한 의료 물자 공급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전국의 당과 정부 조직이 한 몸이 돼 통일된 지휘와 협조 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라며 "중점 지역에 방역 역량을 집중해야 신종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망자 수 발표 '축소' 논란…"전염 경로 다양하다" 주장도
중국 당국은 신종코로나의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중국 매체와 누리꾼 사이에서는 신종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해 당국 발표보다 사망자 수가 훨씬 많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중국 누리꾼 팡빈(方斌)이 우한 제5병원 입구에서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그가 지켜본 5분 동안 무려 8구의 시신이 자루에 담겨 병원 밖으로 실려 나갔다.

그가 병원 직원에게 "안에 시신이 얼마나 많으냐"고 물어보자 이 직원은 "아직 많다"고 답했다.

특히 우한과 인근 도시인 황강(黃岡) 등의 의료시설과 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신종코로나에 감염되고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 중국 매체 차이신(財信)의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한 신종코로나 지정병원 책임자는 "이틀 동안 병원 내에 80명의 폐부 감염 환자가 있었지만, 입원이 허용된 것은 5명에 불과했다"며 "나머지 75명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다른 지정병원 의사는 "600명의 중증 환자가 있었지만, 검사 재료인 핵산 검사지가 부족해 단 한 명의 확진 판정도 내리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경우 사망자는 신종코로나 사망자 통계에 잡히지 않고 '보통 폐렴 사망자'나 '미확진 사망자' 등으로 처리된다.

홍콩대 의학원 가브리엘 렁 원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우한 내에서만 지난달 25일까지 7만5천 명이 넘는 신종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신종코로나가 기존에 알려진 주요 경로인 비말(침방울)이나 접촉이 아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는 신종코로나 환자의 윗집에 사는 사람이 병에 걸린 사례가 보고되면서 화장실 배수구 등을 매개로 한 전염 우려가 제기됐다.

광둥성 광저우(廣州)에서는 확진 환자의 집 출입문 손잡이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핵산이 발견돼 간접 접촉을 통한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