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9일 입국·25일 오한…2월 3일 격리…증상 후 10일간 검역망 밖 활동
폐렴 있지만 중국 방문력 없어 의심환자로 분류하지 않고 검사
신종코로나 국내 16번째 환자 발생…태국 여행한 42세 한국여성(종합2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태국 여행 후 지난달 19일 입국한 42세 한국인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이 환자는 태국 방콕과 파타야를 여행했으며, 설날인 지난 1월 25일 저녁부터 오한과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이틀 뒤인 27일 광주21세기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21세기병원은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곳은 아니다.

이 환자는 같은 날 전남대병원으로 전원 됐으나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고 엑스레이와 혈액검사만 받았다.

환자는 폐 기저 질환이 있다.

검사 결과도 정상으로 나와 기존 질환인 폐렴약 등을 처방받았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환자는 다음 날인 1월 28일부터 다시 21세기병원에서 찾아 입원했으며, 증세가 악화하면서 2월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격리됐다.

오한 증상이 처음 나타난 지난달 25일부터 격리될 때까지 10일간 방역망 밖에서 활동한 셈이다.

이후 광주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한 결과 이날 오전 양성으로 확인됐다.

현재 상태는 안정적이다.

남편과 자녀 등 가족 4명은 현재까지 증상은 없으며 자가격리 중이다.

21세기 병원은 이날 예정된 수술을 모두 취소하고 외래진료도 긴급 중단했다.

광주시는 현재 21세기병원과 전남대병원에 대한 방역 소독을 하고 있으며 현장 조사와 역학조사 등을 할 예정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도 16번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역학조사에서는 환자의 태국 여행력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환자가 어디서 어떤 노출이 있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조사결과를 봐야 한다"며 "여행지에서 중국 후베이성 주민과 접촉했을 가능성 등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감염원과 감염경로는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태국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 역시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

이날 오전 기준 태국에서는 19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 본부장은 "16번 환자는 저희가 보기에도 이상한 점이 많기 때문에 현지에서 누구와 어떻게 접촉했는지를 상세하게 조사해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태국을 (감염경로나 감염원으로) 특정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애초에 중국 방문력이 없던 이 환자가 신종코로나 검사를 받게 된 경위도 아직까진 의문으로 남아있다.

태국은 위험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현행 사례정의로는 이 환자는 검사 대상자가 되지 않는다.

앞서 일본에서 입국한 12번 환자는 현지에서 접촉했던 일본 확진자로부터 검사를 권유받은 사례다.

정 본부장은 "전남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왜 (이 환자를) 의심하고 검사했는지는 파악해야 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폐렴으로 입원하는 과정에서 신종코로나에 감염됐을 위험이 있다고 보고 검사를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한편 이날 광주의 한 인터넷 '맘카페'에서 16번 환자의 개인 정보를 담은 공문이 게재돼 광주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문서는 광주시 광산구청에서 생성된 문서로 확인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