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교육단체 "방과후 유도, 일부는 알선행위로 부당이득 의심"
광주 영어유치원 방과후 포함하면 월 수업료 최소 100만원
이른바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1인당 월 100만원의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요구하고 교육 불평등까지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광주지역 교육시민단체인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광주 소재 영어유치원은 모두 12곳으로 이 가운데 8곳은 광산구 수완지구와 그 인근에 집중됐다.

이들 영어유치원의 월 수업료는 5세 기준으로 최소 60여만원에서 90여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어유치원 정규수업이 끝난 이후 별도로 이뤄지는 방과 후 과정이나 특별활동까지 포함하면 1인당 최소 100만원 이상을 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영어유치원은 같은 법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입학을 안내하거나 원장이 운영하는 학원에 방과 후 과정·특별활동을 안내하는 알선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알선 행위를 통해 운영자들은 부당 이득을 챙긴 것이 아닌지 시민모임 측은 의심하고 있다.

영어유치원이 아닌 일반 유치원 4곳은 여러 학원을 모집해 유아들의 방과 후 학원 수업을 유도한 것으로 파악했다.

시민모임 측은 이날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영어유치원은 인근 학원 패키지 상품을 운용하고 있었다"며 "장시간 학습해야 하는 어린 나이의 유아들이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영어유치원이 증가하는 추세는 특정 지역과 고소득 계층만 모아서 분리 교육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교육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또 "학원으로 등록된 영어유치원은 교육과정 등 제재를 거의 받지 않고 관련 법망을 피해왔다"며 "시 교육청은 과도한 영어교육과 사교육을 유발하는 영어유치원의 편법 운영 실태를 인지하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민모임은 "시 교육청은 유아 대상 학원의 교습비 상한선을 마련하고 운영 시간을 대폭 줄이는 등 적극적인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