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화재의 가장 큰 피해자로 꼽히는 코알라가 이번에는 대규모 벌목으로 '대학살'을 겪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은 빅토리아주 남서부 케이프 브리지워터 인근의 유칼립투스 숲 벌목 과정에서 수많은 코알라가 죽거나 다쳤다고 고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유칼립투스 수확이 마무리되던 지난해 12월 말, 해당 지역에서 다치거나 굶주린 코알라 수백마리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며칠 전, 죽은 코알라들이 불도저에 밀려 벌목된 나뭇더미 속으로 떨어지는 충격적인 광경을 본 목격자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릴리 담브로시오 빅토리아주 환경장관도 "끔찍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환경 당국은 코알라들이 벌목 과정에서 굶주리거나 다쳤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따른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만약 (코알라 학살이) 인간의 고의적 행위로 밝혀지면, 관리위원들이 관계자들을 상대로 신속하게 책임을 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현장에 직접 방문한 당국은 실제로 많은 코알라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으며, 남은 코알라들은 검사를 마치고 지역 재활 자원봉사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에드워드 오도노휴 법무장관은 "특히 산불 피해를 보았던 코알라들이 수없이 죽었다는 소식에 너무나 충격받았다"며 후속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호주에서는 야생동물을 죽이거나 괴롭힐 경우 최대 8천달러(약 96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며, 야생동물 한 마리당 800달러(약 96만원) 이상의 추가 벌금까지 부과될 수 있다.

최악의 산불로 호주 전역에서 서식지를 잃은 코알라들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될 위험에 처해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