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급락…ELS `불똥`

2조원대 원금 손실 우려

<앵커>

홍콩 증시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급락하면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 투자에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기준가격보다 일정 수준 이상 하락 시 상환이 불가능한 구조상, 벌써 조기 상환이 불투명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5년 전 불거진 원금 손실 사태가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ELS 발행액은 지난해에만 약 51조원, 지수형 ELS 상품 전체의 절반을 웃돕니다.

미중 무역갈등과 홍콩 시위 여파로 발행 규모가 줄었다지만 아직도 ELS의 단골 투자처인 셈입니다.

하지만 저점을 딛고 회복세를 보이던 홍콩 증시가 우한 폐렴 확산으로 급락장을 연출하자 ELS 상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습니다.

만기 내에 기초자산 가격이 미리 설정한 수준 밑으로 하락할 경우 원금을 까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ELS 상품 대부분은 원금 손실 발생구간(낙인 배리어)을 발행 시점 지수 대비 35~50% 가량 하락한 수준으로 책정합니다.

지난해 연중 최고점을 기준으로 할 때 H지수가 7,700선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보전이 어려워집니다.

해당 시기에 ELS에 투자했다면, 발행 6개월 뒤 주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90~95% 이상을 기록해야 하는 조기 상환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상환이 미뤄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식으로 만기 때까지 돈이 묶이다 보면 지난 2015년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특히 시장에는 아직도 1만3천 이상에 발행된 상품이 2조원 넘게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낙인 배리어 진입 우려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현재 홍콩은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워낙 투자자들의 센티멘털이 안좋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높을 것으로 본다."

ELS 상환이 계속해서 연기되는 것은 증권사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입니다.

판매 수수료가 주수익인 파생상품 특성상 가급적 빨리 상환해서 고객에게 다른 상품을 권유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한 폐렴과 비교할 수 있는 사스 발병 당시 주가 하락폭을 감안하면 원금 손실에 대한 걱정은 다소 지나치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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