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데려간 벽장에 숨은 진실은…영화 '클로젯'
"누구나 벽장 속에 해골을 숨기고 있다"(Everyone has a skeleton in his closet)라는 영어 속담이 있다.

누구나 비밀이 있다는 뜻이다.

집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아이를 데려간 벽장은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을까.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클로젯'은 벽장 속으로 사라진 딸을 찾는 아버지 이야기를 그리는 미스터리 영화다.

상원(하정우 분)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고 딸 이나(허율)와 함께 새집으로 이사를 한다.

상원과 이나 역시 사고로 인한 공황장애와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상원은 구하기 힘든 인형도 사주며 소원해진 이나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하지만, 두 사람이 살기에는 지나치게 큰 집에서 이나는 더욱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러던 이나는 벽장 문을 열게 되고, 이후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며 웃고 떠들기 시작한다.

이나는 점점 이상해지고, 상원도 악몽에 시달리던 어느 날, 이나가 집 안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아이를 데려간 벽장에 숨은 진실은…영화 '클로젯'
한 달 넘게 이나를 찾아 헤매던 상원 앞에, 퇴마사 경훈(김남길)이 찾아와 벽장이 아이를 데려갔다고 말한다.

상원과 경훈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끔찍한 과거와 비밀로 가득 찬 벽장을 연다.

미스터리를 비교적 친절하게 풀어내면서 공포 영화 요소를 착실히 갖추려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악령의 모습 등 시각적인 공포는 물론이고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까지 곳곳에 포진했다.

벽장 문이 열리거나 복도를 걸을 때마다 나무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아이 방에 있는 수많은 인형은 왠지 섬뜩하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부분에서는 배경음이 유난히 크게 들린다.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까마귀들은 끊임없이 집 근처를 맴돈다.

복선도 초반부터 분명하게 깔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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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과 이나의 집이나, 벽장 너머의 세계도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걸맞게 표현됐다.

과장되게 큰 집은 이나와 상원의 외로움을 나타내고, 벽장 너머 세계는 상처 입은 아이들의 내면을 드러낸다.

그동안의 한국 오컬트 영화와 차별화를 위해 서양 공포 영화 요소를 다수 차용했다.

악령, 저주받은 인형 등이 모두 서양 공포 영화 단골 소재이며 사건이 벌어지는 상원의 집도 서양식 가옥이다.

이 같은 소재와 설정에서 '인시디어스'나 '애나벨' 등 제임스 완이 제작한 공포 영화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짚 인형이나 부적 등의 요소도 충실히 넣었으며 경훈이 행하는 구마 의식은 동양적인 것에 더 가깝다.

아이를 데려간 벽장에 숨은 진실은…영화 '클로젯'
이야기는 다분히 한국 정서에 기반한다.

영화 속에서 가족이 해체된 이유와 자녀에게 무뚝뚝하거나 가부장적인 아버지 모습 등은 기존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신물 나게 다룬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김광빈 감독은 최근 언론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양적 소재에 한국적 이야기를 더했다"며 "한국적 특성이 있는 아버지를 등장시키면 신선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서양의 만남이라는 시도 자체는 신선했으나 이야기와 소재는 다소 기시감이 든다.

아이들이 사라진 이유이기도 한, 영화의 주제는 묵직하고 울림이 있으나 새롭지는 않다.

주연을 맡은 하정우와 김광빈 감독은 오래된 인연이 있다.

대학교 동문인 두 사람은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배우와 동시 녹음 스태프로 함께했다.

'클로젯'으로 15년 만에 재회했다.

김 감독은 "정우형이 스타가 되는 것을 보고 (함께 작업하는 것이) 나만의 꿈이 되겠구나 했는데 꿈이 이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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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