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감독기구, 명문대에 "2025년까지 저소득층 입학생 6천500명 늘려야"
목표 충족 못하면 과징금 부과도 검토…정원 동결시 중산층 입학 줄 듯
옥스브리지 "저소득층 입학생 확대"…사립학교는 역차별 주장
이른바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를 포함한 영국의 명문대학들이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호를 넓히기로 했다.

그러나 대학 정원이 고정된 상황에서 저소득층 입학생을 늘리면 오히려 중산층 출신 학생들이 역차별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의 독립 대학감독기구인 '학생처'(Office for Student)는 5년 이내에 부유층과 빈곤층 학생 간 대학 입학 기회의 격차를 절반으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현재 부유한 지역 젊은층은 명문대학 입학 기회가 빈곤층의 6배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크리스 스키드모어 교육부 부장관은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재능이 있는 이들을 헛되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생처는 2025년까지 6천500명의 빈곤층 학생이 명문대학에 더 입학할 수 있도록 목표치를 정하면서,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대학에는 과징금 등을 부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학생처는 이번 조치로 잉글랜드 북부, 미들랜즈 등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지침에 따라 옥스퍼드는 현재 부유한 지역과 빈곤한 지역 출신 학생 비율을 현재 15 대 1에서 8 대 1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케임브리지의 경우 14 대 1에서 6.7 대 1로 격차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옥스퍼드는 빈곤지역 입학생 비율을 현재 3.7%에서 향후 5년 내 7%로, 케임브리지는 4.8%에서 7%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옥스브리지를 포함해 이들 명문대학들의 정원은 확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빈곤층 출신 입학생 비율을 높일 경우 상대적으로 중산층 이상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이튼칼리지 등 명문 사립학교를 대표하는 교장협의회(HMC)는 대학들이 사회적 계층에 따라 학생들을 거절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빈곤지역 학생들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다른 학생들의 기회를 빼앗기보다는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정원 확대를 승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영국인 학생 수를 줄이는 대신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학생 입학에 대한 재검토 역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