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의혹 번지자 "당에 누 끼쳤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
원 씨는 28일 오전 9시 30분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 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원 씨는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면서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가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주목과 남들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라면서 " 게다가 저에게 손을 내밀어준 민주당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 공방 자체가 부담을 드리는 일이다. 그걸 견디기 힘들다"면서 "더구나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라고 했다.
원 씨는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면서 "죄송하고 감사하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한편 지난해 12월 29일 민주당에 영입된 원 씨의 미투 의혹은 2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됐다.
자신을 원 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A 씨는 "원 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고 여혐(여성혐오)과 가스라이팅으로 저를 괴롭혀왔다"라며 관련 글을 게시했다.
A 씨는 원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창 캡처와 폭행 피해 사진 등을 함께 게재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원 씨가 했던 행동들은 엄연히 데이트 폭력이었고, 전 진심으로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그는 전혀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라며 "구글에 원종건만 검색해도 미투가 자동으로 따라붙는다. 지금은 내려갔지만, 네이버에도 해당 단어가 뜨곤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거 전혀 무섭지 않다. 제가 말한 사건들은 증거자료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면 본인의 만행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된다"며 "공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한 사건인데 이대로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이 올라온 뒤 자유한국당 또한 원 씨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같은날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오늘 한 인터넷 게시판에 '민주당 영입 인재 2호'로서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원 씨에 대한 미투 폭로가 터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며 "원종건 씨를 영입한 민주당은 즉각 영입 철회하고 모든 여성들에 석고대죄하라"고 밝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