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공포에 美증시 급락...유가 하락·금값은 또 최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미국 투자자들이 27일(현지시간)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국채와 금을 사들였다. 국제유가는 미끄러졌다.

미 뉴욕증시는 이날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요동쳤다. 그동안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오던 뉴욕증시는 지난 21일부터 우한 폐렴 우려로 혼조세를 보이다 24일부터 3대 지수가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 이에 동반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3.93포인트(1.57%) 내린 28,535.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1.84포인트(1.57%) 떨어진 3,243.6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5.60포인트(1.89%) 하락한 9,139.31을 기록했다.

CNBC 방송은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며 다우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 5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아메리칸 항공이 5.54%, 델타 항공이 3.37%, 유나이티드 항공이 5.21% 급락했다. 호텔, 여행 관련주, 중국 의존도가 높은 주식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FTSE 러셀의 알렉스 영 이사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글로벌 경제에 얼마나 심하게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르는 `최고의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수석 채권투자 전략가인 가이 레바스는 "우리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안전 자산을 사들이는 것을 목도했다"면서 "(우한 폐렴으로) 일부 경제적 충격이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충격이 어떨지, 또 어떻게 다른 나라 경제로 전이될지는 모르지만 중국의 성장 원동력은 글로벌 경제에 극도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 국채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60%까지 떨어져 지난해 10월 10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로이터통신은 2년 만기 미 국채와 5년 만기 미 국채의 수익률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다고 전했다. 장단기 수익률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로 해석돼왔다. 우한 폐렴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5.50달러) 오른 1,577.4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약 6년여만의 최고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우한 폐렴이 원유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미끄러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전 거래일보다 1.9%(1.05달러) 미끄러진 5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하락이자,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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