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만난 우용표 한강부동산연구소 대표(사진)의 ‘집을 사는 기준’은 단순했다. 15년째 부동산 업계에 몸담고 있는 그는 지난해 12월 직장인을 위한 부동산 전략서 《그래서 지금 사야 하나요?》를 발간했다.
우 대표는 저서에서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에 ‘특이점이 온다’고 표현했다. 특이점이라는 말은 ‘초양극화’가 벌어지는 변곡점이라는 의미다. 그는 “3년 내에 서울과 지방, 대형 평수와 소형 평수 등 여러 방면에서 초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정부의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 오히려 수도권 집값을 올릴 것으로 봤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 공급을 늘리기보다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강남구 양천구 등 학군이 우수한 지역의 전셋값이 오르는 것도 그런 이유로 들었다. 그는 “전세가 상승은 매매가 상승의 시그널”이라며 “실거주 수요와 직결되는 전셋값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세가가 상승하면 매매가와 격차가 줄어들어 매매가도 따라 오른다고 그는 설명했다.
중대형 아파트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단지에서 132㎡대의 대형은 5% 내외만 공급됐다”며 “이런 흐름이 누적되면서 상승 에너지가 꿈틀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간 격차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미 집값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에서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게 되고, 고가 주택을 물려받은 청년과 무주택 청년 간에는 출발선부터 현격한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내 집 마련의 장벽이 높아지는 만큼 아예 집을 사지 않는 ‘집포자’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을 사려는 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아직 저렴하지만 투자가치가 있는 곳’을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공급이 부족한 대형, 전세 매매 갭이 적은 지역,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 등이다.
우 대표는 “갭투자 수요가 몰리는 서울 노원구, 다문화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구로·금천구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