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의 현대차 공격 실패와 대조적'…日 행동주의펀드 활동 2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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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헤지펀드 달턴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 제이미 로젠월드는 이달 영국에서 '일본액티브밸류펀드'를 결성했다. 약 290억엔(약 32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일본액티브밸류펀드'는 일본 중견기업 약 20곳 정도에 투자해 기업이 자사주취득이나 배당을 늘리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부터 일본 기업에 적극적인 경영제안 활동을 해 온 로젠월드는 "영국의 개인투자가들에게 훌륭한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 공격에 실패하고 철수한 것과 달리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불과 5년 만에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주주들의 권리를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불모지대였던 일본 증시가 가장 유망한 투자처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작년말 행동주의 펀드가 보유한 일본 주식은 약 3조4000억엔으로 2015년 6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일본 정부가 도입한 기업통치지침(거버넌스코드) 이후 5년 만에 2배 늘었다. 행동주의 펀드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진 영향이다. 의무보유 기간이 줄어들어 일본 주식에 부담없이 투자하는 해외주주가 늘었고, 스튜어드십 도입으로 운용사로서의 책임이 강화돼 일본 기관투자가가 반대하는 주주총회 안건이 늘었다. 경영자는 주총에서 재선임에 실패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주들의 의견을 귀를 기울이고 이러한 변화는 자회사 매각 등 활발한 사업재편으로 이어진다.
2015년 36조엔을 최고치로 지난해 24조엔 수준까지 줄어든 전세계 주식시장(일본 제외)의 행동주의 펀드 활동량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트라이언파트너스의 에드 가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재무구조가 튼튼한 일본 기업들이 서구형 기업지배구조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주주환원의 여지가 커졌다"며 "주가 상승이 기대되면서 일본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아직까지는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시선은 우호적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높아질 수록 일본 기업의 자본효율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 5년간 행동주의펀드가 투자해 지금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기업 37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익창출력을 나타내는 투자자본이익률(ROIC)이 12%로 6년 전보다 2% 포인트 높아졌다. 행동주의 펀드의 투자를 받지 않은 나머지 2664개사는 소폭 낮아졌다. 배당 등 주주환원은 6년 전보다 3.7배 늘었다. 행동주의 펀드의 손이 미치지 않은 기업 2664개사는 2.6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행동주의 펀드의 증가는 기업이 단기성과주의에 치중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성장전략을 희생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야후는 2008년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등 3곳의 헤지펀드를 이사회에 받아들였다. 자사주 매입을 늘리라는 헤지펀드 경영인의 요구에 따라 연구개발비는 늘리지 않으면서도 자사주 매입규모는 2014년 41억달러에 달했다. 결국 야후는 주력사업을 매각하고 투자회사와 다름없는 회사가 됐다. 야후의 사례가 나오자 신흥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은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방어에 신경을 집중했다. 대화 어플리케이션 회사인 슬랙 테크놀로지는 의결권이 일반 보통주의 10배인 종류주식을 발행해 창업자 등에게 부여했다. 슬랙테크놀로지처럼 IT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지나치게 자원을 쏟아부어 기업이 피폐해지거나 상장폐지 등 과잉방어에 나서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 공격에 실패하고 철수한 것과 달리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불과 5년 만에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주주들의 권리를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불모지대였던 일본 증시가 가장 유망한 투자처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작년말 행동주의 펀드가 보유한 일본 주식은 약 3조4000억엔으로 2015년 6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일본 정부가 도입한 기업통치지침(거버넌스코드) 이후 5년 만에 2배 늘었다. 행동주의 펀드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진 영향이다. 의무보유 기간이 줄어들어 일본 주식에 부담없이 투자하는 해외주주가 늘었고, 스튜어드십 도입으로 운용사로서의 책임이 강화돼 일본 기관투자가가 반대하는 주주총회 안건이 늘었다. 경영자는 주총에서 재선임에 실패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주들의 의견을 귀를 기울이고 이러한 변화는 자회사 매각 등 활발한 사업재편으로 이어진다.
2015년 36조엔을 최고치로 지난해 24조엔 수준까지 줄어든 전세계 주식시장(일본 제외)의 행동주의 펀드 활동량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트라이언파트너스의 에드 가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재무구조가 튼튼한 일본 기업들이 서구형 기업지배구조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주주환원의 여지가 커졌다"며 "주가 상승이 기대되면서 일본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아직까지는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시선은 우호적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높아질 수록 일본 기업의 자본효율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 5년간 행동주의펀드가 투자해 지금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기업 37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익창출력을 나타내는 투자자본이익률(ROIC)이 12%로 6년 전보다 2% 포인트 높아졌다. 행동주의 펀드의 투자를 받지 않은 나머지 2664개사는 소폭 낮아졌다. 배당 등 주주환원은 6년 전보다 3.7배 늘었다. 행동주의 펀드의 손이 미치지 않은 기업 2664개사는 2.6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행동주의 펀드의 증가는 기업이 단기성과주의에 치중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성장전략을 희생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야후는 2008년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등 3곳의 헤지펀드를 이사회에 받아들였다. 자사주 매입을 늘리라는 헤지펀드 경영인의 요구에 따라 연구개발비는 늘리지 않으면서도 자사주 매입규모는 2014년 41억달러에 달했다. 결국 야후는 주력사업을 매각하고 투자회사와 다름없는 회사가 됐다. 야후의 사례가 나오자 신흥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은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방어에 신경을 집중했다. 대화 어플리케이션 회사인 슬랙 테크놀로지는 의결권이 일반 보통주의 10배인 종류주식을 발행해 창업자 등에게 부여했다. 슬랙테크놀로지처럼 IT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지나치게 자원을 쏟아부어 기업이 피폐해지거나 상장폐지 등 과잉방어에 나서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