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4퍼트 더블보기에도 여유…"그래도 우승 가능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2라운드 첫 홀에서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우즈는 25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라호야의 토리 파인스 골프클럽(파72) 남코스 1번 홀(파4·456야드)에서 2라운드를 출발했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1번 홀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렸다.

홀까지 거리는 7.5m로 버디를 노릴 만했다.

그런데 퍼트가 순탄치 않았다.

첫 퍼트는 홀 75㎝를 지나서 멈췄다.

우즈는 마킹하지 않고 바로 파 퍼트를 시도했다.

그런데 공이 컵을 지나쳤다.

보기 퍼트 역시 컵에서 튕겨 나왔다.

결국 우즈는 네 번의 퍼트 끝에 더블보기로 1번 홀을 마쳤다.

우즈가 4퍼트를 기록한 것은 1996년 투어 데뷔 후 개인 통산 13번째다.

특히 우즈가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에서 4퍼트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토리파인스는 우즈가 통산 82승 중 8승을 수확한 '텃밭'이다.

우즈가 토리파인스에서 경기하면서 첫 번째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한 적은 앞서 세 번 있었다.

2008년 US오픈 1·3·4라운드 1번 홀에서 모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그러나 당시 우즈는 US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더블보기 악몽을 깨끗이 씻어냈다.

우즈는 이번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도 전화위복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즈는 첫 홀 더블보기 후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추가해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고,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공동 17위를 달리고 있다.

PGA 투어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를 보면, 우즈는 4퍼트가 나온 이유를 잔디에서 찾았다.

그는 "포아 아누아 잔디였다.

조심하지 않으면 실수가 자주 나오는 잔디"라며 "공을 홀에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튕겨 나왔다.

포아 잔디에서는 공이 튀어서 들어가거나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즈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2008년에도 안 좋게 시작했지만 우승으로 끝났다.

올해도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우즈는 단독 선두 라이언 파머(미국·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에게 6타 밀려 있다.

우즈가 선두와 6타 이상 뒤진 상태로 3라운드에 돌입해 우승한 적은 총 8번 있었다.

그 가운데 3번은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나왔다.

우즈는 "토리파인스 남코스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남코스에서 잘 치면 순위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1·2라운드는 남코스와 북코스를 번갈아 가면서 열리고, 3·4라운드는 남코스에서만 열린다.

우즈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통산 83승에 도달하며 샘 스니드(통산 82승)를 넘어 PGA 투어 역대 최다승 신기록을 세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