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의 2년 제안 뿌리치고 단기계약…"1년 뒤 높은 평가 자신 있어"
정민철 단장 "1년 뒤 좋은 성적 거두면 마땅히 대우해 줄 것"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김태균(38)이 23일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와 1년 1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마지막 FA 계약 내용과 비교하면, 다소 파격적이다.

그동안 KBO리그의 대다수 프랜차이즈 스타들은 은퇴 전 마지막 FA 협상에서 최소 2년 이상의 중장기계약을 맺었다.

LG 트윈스 박용택은 만 40세였던 지난해 2년간 25억원, 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은 2015년 2년간 3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베테랑 선수 유한준(39)이 원소속팀 kt wiz와 2년 20억원에 사실상 마지막 FA 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2년 이상의 기간을 보장받고 은퇴를 준비했다.

사실 김태균도 이번 FA 협상에서 2년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협상 과정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는 "한화는 김태균에게 2년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총액이 문제였다.

한화는 김태균의 기대치보다 훨씬 낮은 금액을 제시했다.

이에 김태균은 새 시즌 성적으로 재평가를 받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구단은 김태균의 도전정신을 높게 평가하고 이를 받아들였다.

한화 정민철 단장은 이날 통화에서 "김태균이 동기부여를 하길 원해 1년 단기계약을 맺었다"며 "김태균이 새 시즌 좋은 성적을 내면 시즌 종료 후 확실한 대우를 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균은 2020시즌이 끝나면 일반 연봉 협상 선수가 된다.

연봉 책정은 전적으로 구단에 달렸다.

김태균은 사실상 자신의 몸값을 구단에 백지 위임하고 2020시즌을 맞이한 셈이다.

계약 발표 후 연락이 닿은 김태균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단기 계약을 맺었다"며 "새 시즌엔 구단과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자존심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소리가 우렁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