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김기춘 30일 선고…대법, 직권남용 기준 제시할듯
박근혜 정부 시절에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결론이 다음 주에 내려진다.

대법원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의 상고심 선고를 오는 30일에 한다고 23일 밝혔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좌파 성향 문화·예술계 인사들 명단(블랙리스트)을 작성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그는 1심에서는 징역 3년 형을 받았고, 2심에서는 1심에서 무죄로 봤던 부분(1급 공무원 사직 강요 혐의)까지 유죄로 판단돼 징역 4년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부가 자신과 다른 견해를 표현하는 문화를 억압하고 차별하는 순간 자유민주주의 길은 퇴색되고 전체주의 길이 열린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번 사건을 선고하면서 그간 법조계에서 모호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직권남용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형법 123조에 규정된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법조계에선 직권남용죄 조문상 '직권', '남용', '의무' 등 단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 법적 명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박 전 대통령 당시 '국정농단' 사건이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서 대다수 관련자가 이 혐의로 기소되거나 형을 받은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