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관대표회의 관련 이력이 정치 입문 정당성 제공하는 외관 참담"
현직 판사, 이탄희에 "법복 든 정치인, 법원 중립성 흔들어"
4·15 총선 출마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이탄희 전 판사를 향해 현직 판사가 "법원과 법관의 중립성을 흔든다"고 비판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연진 인천지법 판사는 법원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판사 시절 무엇을 했음을 정치 입문 후에 주요 자산으로 삼거나, 법원 구성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음에 연연하는 것은 법복을 벗은 후에도 여전히 법복을 들고 다니는 정치인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런 모습은 법원과 법관의 중립성을 송두리째 흔든다"며 "정치인과 실시간으로 연락하고 내부 게시판 사정을 전해주는 판사가 있구나, 어제까지 재판하던 판사가 다음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정치를 시작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의혹과 우려에 답할 말이 없어진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탄희 전 판사가 20일 인터뷰에서 법원 내부 게시판 등에 비판보다는 지지하는 내용이 많다고 발언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이연진 판사는 이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 내 어디에 판사들이 지지한다는 글을 썼다는 것이냐"며 "왜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며 사실이 아닌 말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연진 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2017년 6월 처음 개최된 전국법관대표회의와 그 준비모임에 자신이 인천지법 대표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탄희 전 판사가 전국법관대표회의 준비 모임을 조직했다는 언론 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 관계하거나 참여한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누군가의 법관 재직 시 주요 이력으로 표방되는 것을 지켜보기 힘들다"며 "사법개혁 임무를 맡을 적임자라고 정치 입문의 정당성을 제공하는 양 부풀려진 외관이 참담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계속 법복을 들고 있어서 생기는 혼란은 재판에 너무 큰 부담과 해악으로 돌아온다"며 "정치인은 법복을 손에서 내려놓으시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