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금값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때 금 같은 안전자산 투자는 주춤하는 흐름을 보인다. 이런 통념을 깬 최근 시장 흐름엔 ‘증시가 너무 빨리 오른 만큼 언제든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투자자의 심리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2월물 선물 가격은 트라이온스당 1557.90달러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중순 1453.70달러까지 떨어진 금값은 두 달 만에 7% 이상 올랐다.

국내 금 관련 펀드의 월간 수익률도 지난달 플러스로 돌아섰다. IBK자산운용, 블랙록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에서 취급하는 금 펀드의 지난달 수익률은 7~8%에 달했다.

연초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시점에서 금값이 함께 오르는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는 올해 주식 강세를 전망하면서도 금 가격 역시 10~15%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추천 자산은 금주(금과 주식)’라는 얘기도 나온다.

금 가격이 오르는 이유로는 저금리 흐름이 가장 먼저 꼽힌다. 올해도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되면서 안전자산 중에서도 채권보다 금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확대도 금값을 올리는 배경이다. 2차 미·중 무역협상이 남아있고,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중동 등의 지정학적 변수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맞춰 주식 비중을 늘리되 자산 중 일부는 금에 투자해 안정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