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 사실인정·사죄·배상 중 사죄가 가장 중요하다고 의견 밝혀
징용피해 양금덕 "사죄를 하면 마음이 달라질 것 아니냐"
"사죄를 하면 그래도 마음이 달라질 것이 아니냐. 아무리 독한 사람도 (잘못했다고) 비는 데는 장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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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로서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배상 판결을 확정받은 양금덕(91) 씨는 압류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강제 매각에 일본 정부 등이 반대하는 것에 관해 이같이 언급했다.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시민단체의 활동인 '금요행동' 500회를 맞아 일본 도쿄(東京)를 방문한 양 씨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잘못했다는 사죄를 하면 자연히 우리도 마음이 약해져서 다 좋게 살게 되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이 피해자의 상처받은 마음을 배려하지 않아 문제 해결이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 씨는 징용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꼽히는 인권침해 사실인정, 사죄, 배상(금전 지급)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주저하지 않고 "중요한 것은 사죄"라고 반응했다.

그는 최근 징용 문제가 한일 간 갈등 현안으로 부각한 후 일본 정부나 일본 기업이 배상은커녕 진심으로 사죄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해 "(과거에) 일본 사람이 한국 사람을 괴롭혔다는 것을 세계가 다 알고 있다"며 과거를 부정하는 태도가 일본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양 씨는 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태도가 특히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징용피해 양금덕 "사죄를 하면 마음이 달라질 것 아니냐"
그는 아베 총리가 "(일본) 시민들에게 우리가 한국에게 (일제 강점기에) 나쁜 짓을 했으니 마음으로라도 사죄하고 앞으로는 좋게 지내자"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한일 관계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양 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설을 앞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약주와 함께 보냈다고 소개하며 한국 정부가 징용 피해자를 잘 배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