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이견 쏟아지는 참여연대 "당연한 현상…진보 의제 고민"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참여연대 간부들이 잇달아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하면서 조직이 내홍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이견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사무처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2020 시민운동의 길' 토론회에서 "참여연대가 다루는 의제가 엄청 많은데 (구성원들이)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견은 수시로 있었다"고 말했다.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이 이달 15일 검·경 수사권 조정법을 공개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한 일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참여연대는 수사권 조정에 대해 "미흡하나마 검찰개혁의 단초가 마련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참여연대에서는 김경율 전 집행위원장과 조혜경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한 참여연대의 대응을 문제 삼으며 사임했다.

이와 관련해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토론회에서 "언론에서는 참여연대가 내분에 휩싸였다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 진보 안에서도 통일된 안이 없고, 다양한 논쟁이 이뤄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진보 정치라는 질문,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렸다.

참여연대는 "'진보의 분화'라 일컬어지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의 진보 정치를 살펴보고 시민운동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만권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운영위원은 "이제 진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단일한 하나의 정의가 있을 수 없는 세계"라며 "개별 사안 대응을 통해 그 가치를 새로이 형성하는 시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원은 2016∼2017년 '촛불 집회' 이전에는 '독재 타도', '사회 양극화의 의제화' 등 진보 정치가 목표로 하는 과제가 명확했다면 지금은 사회구조에 대한 진단이 한층 복잡해졌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감춰진 갈등을 들춰내 새로운 의제를 발굴하고 패러다임을 만드는 쪽으로 진보정치의 중심이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촛불 이후 참여연대가) 당면해 해결할 수 있는 개혁에 집중하다 보니 의제 설정에 있어 시대에 부응해 더 나아가지 못했다"라며 "대변되지 못하는 세력들의 다양한 의사를 어떻게 진보적 의제로 연결하고 관철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