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韓, 제조업에만 의존…新산업 키워야 위기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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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국장 특별강연
고부가가치 산업 발굴 못하고
소비자물가 떨어지며 경제활력 뚝
'일본식 불황' 조짐에 대비해야
고부가가치 산업 발굴 못하고
소비자물가 떨어지며 경제활력 뚝
'일본식 불황' 조짐에 대비해야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15일 “고부가가치 산업을 발굴하지 못하고 산업 중심이 제조업에 머물러 있는 것이 한국 경제 위기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날 서울 테헤란로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2020년 세계·아시아 경제전망’ 특별강연에서 “한국은 산업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신산업을 발굴해야만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와 정부가 기존 생산자만 보호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 혜택을 증진하는 동시에 신산업을 육성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신산업 육성과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등장하고 좌파와 우파, 노동계와 재계가 갈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갈등 조정을 이해당사자에게 맡기지 말고 정부가 개입해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일본식 불황’을 답습할 조짐도 엿보인다고 했다. 그는 “2018년부터 한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면서 경제 활력이 줄어든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가는 것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IMF는 오는 20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4%로 내다봤다. IMF의 수정전망치는 작년 말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국장은 “세계 경제는 작년에 예측했을 때보다 다소 호전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고 무역지표도 개선되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 가늠자 역할을 하는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작년 8월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하거나 낮출 것이라는 기대도 세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일본과 유럽은 2026년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도 1%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저금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이 국장은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평균적으로 0.4%포인트 내리는 등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자산가격을 밀어올렸다”며 “한국은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을 우려하지만 선진국은 주식가격 급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선진국이 고금리를 제공하는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지나치게 늘리고 있다”며 “최근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의 해외 고위험 자산 투자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위험자산 투자가 부작용과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서울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쳤고 2014년 2월에는 IMF 실무 최고위직인 아시아태평양 국장에 임명됐다.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IMF에서 총재와 부총재에 이은 서열 3위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이 국장은 이날 서울 테헤란로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2020년 세계·아시아 경제전망’ 특별강연에서 “한국은 산업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신산업을 발굴해야만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와 정부가 기존 생산자만 보호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 혜택을 증진하는 동시에 신산업을 육성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신산업 육성과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등장하고 좌파와 우파, 노동계와 재계가 갈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갈등 조정을 이해당사자에게 맡기지 말고 정부가 개입해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일본식 불황’을 답습할 조짐도 엿보인다고 했다. 그는 “2018년부터 한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면서 경제 활력이 줄어든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가는 것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IMF는 오는 20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4%로 내다봤다. IMF의 수정전망치는 작년 말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국장은 “세계 경제는 작년에 예측했을 때보다 다소 호전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고 무역지표도 개선되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 가늠자 역할을 하는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작년 8월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하거나 낮출 것이라는 기대도 세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일본과 유럽은 2026년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도 1%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저금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이 국장은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평균적으로 0.4%포인트 내리는 등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자산가격을 밀어올렸다”며 “한국은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을 우려하지만 선진국은 주식가격 급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선진국이 고금리를 제공하는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지나치게 늘리고 있다”며 “최근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의 해외 고위험 자산 투자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위험자산 투자가 부작용과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서울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쳤고 2014년 2월에는 IMF 실무 최고위직인 아시아태평양 국장에 임명됐다.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IMF에서 총재와 부총재에 이은 서열 3위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