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개 넘는 스타트업 정보 DB화…창업자·투자자 하루 6만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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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극 더브이씨 대표
매일 기사·회사별 자료 직접 입력
창업 6개월만에 외부서 반응
외부 용역 수주하고 투자유치까지
매일 기사·회사별 자료 직접 입력
창업 6개월만에 외부서 반응
외부 용역 수주하고 투자유치까지
벤처캐피털(VC)이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관한 정보를 검색하면 맨 위에 뜨는 사이트가 있다. 새까만 디자인이 인상적인 ‘더브이씨(The VC)’다. 창업자와 투자자, 미디어 관계자 등 하루 6만 명가량이 이 사이트를 찾는다.
이 사이트를 개발한 변재극 더브이씨 대표(28·사진)는 예상한 것보다 더 젊고, 자유분방해 보였다. 그는 “얼마 전까지 머리를 길러서 묶었는데 지금은 짧게 깎아서 그때보단 좀 더 사람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은 그만뒀다고 했다. 억지로 대학을 졸업하는 것보다 창업해서 일하는 즐거움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변 대표는 “학점을 받기 위해 억지로 강의실에 나가는 것보다 서울에 올라가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을 만나는 게 훨씬 즐겁다”고 했다.
처음부터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DB)를 개발하겠다고 달려든 것은 아니다. 처음엔 캄보디아 여행 경험을 기반으로 여행 가이드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문화창업플래너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하다가 스타트업을 도울 방법의 하나로 펀드 정보를 모아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2016년 더브이씨의 시작이었다.
“많은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이 투자자를 만날 때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협상에서 불리해지지 않을까 걱정하곤 합니다. 해외엔 크런치베이스나 CB인사이트 등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대형 서비스 업체가 여럿 있는데, 한국엔 왜 없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변 대표와 개발자를 포함해 3명이 있었다. 하지만 당장 돈이 되지 않는 탓에 결국 변 대표만 남았다. 그는 어느 정도 코딩과 웹사이트 운영을 할 수 있지만 개발전문가는 아니다. 변 대표는 “3년 전 이 일을 시작한 뒤로 거의 매일 스타트업에 관한 기사와 회사별 자료 등을 검색하고 적절하게 입력해서 DB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엄청난 기술력을 요구하는 일은 아니지만 돈이 된다는 보장이 없었다. 묵묵하게 이 작업에 매달린 사람이 대한민국 전체를 통틀어 변 대표 한 명뿐인 이유다. 창업 후 6개월 만에 외부에서 반응이 왔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에서 스타트업 관련 데이터를 가공해 자료를 만들어 달라는 용역을 수주했다. 데이터 관련 수요가 있다는 분명한 증거였다.
지금까지 데이터를 입력한 스타트업은 3500여 곳, 투자사 정보 등을 포함하면 총 5000여 개 회사에 관한 수년간의 기록이 더브이씨에 보관돼 있다. DB가 커지면서 집적 효과가 나타났다. VC와 스타트업에서 투자 정보를 먼저 보내주면서 기록해 달라고 하는 일이 늘었다. 그는 “외부에서 보면 여러 명이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메일에 대답하는 것도, 채팅에 응하는 것도, 전화를 받는 것도 모두 변재극 한 명”이라며 웃었다.
DB 작업에 투자하겠다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사업 초기 액셀러레이터 4곳에서 소액을 투자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VC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도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비슷한 서비스를 시도하는 사이트가 등장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변 대표의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경쟁 업체가 생기더라도 내가 제일 잘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내년 목표는 자동화다. ‘인공지능(AI) 변재극’을 만들어서 DB 입력과 문의 응대 등을 맡기고, DB 집적 속도를 확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변 대표는 더브이씨를 통해 구축한 DB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는 “초기에는 직접 VC가 되는 것이 목표였고, 지금은 스타트업들이 유상증자나 주주총회 등 자금 조달 과정을 관리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사업과 자금 조달 방법을 컨설팅하는 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이 사이트를 개발한 변재극 더브이씨 대표(28·사진)는 예상한 것보다 더 젊고, 자유분방해 보였다. 그는 “얼마 전까지 머리를 길러서 묶었는데 지금은 짧게 깎아서 그때보단 좀 더 사람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은 그만뒀다고 했다. 억지로 대학을 졸업하는 것보다 창업해서 일하는 즐거움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변 대표는 “학점을 받기 위해 억지로 강의실에 나가는 것보다 서울에 올라가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을 만나는 게 훨씬 즐겁다”고 했다.
처음부터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DB)를 개발하겠다고 달려든 것은 아니다. 처음엔 캄보디아 여행 경험을 기반으로 여행 가이드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문화창업플래너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하다가 스타트업을 도울 방법의 하나로 펀드 정보를 모아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2016년 더브이씨의 시작이었다.
“많은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이 투자자를 만날 때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협상에서 불리해지지 않을까 걱정하곤 합니다. 해외엔 크런치베이스나 CB인사이트 등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대형 서비스 업체가 여럿 있는데, 한국엔 왜 없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변 대표와 개발자를 포함해 3명이 있었다. 하지만 당장 돈이 되지 않는 탓에 결국 변 대표만 남았다. 그는 어느 정도 코딩과 웹사이트 운영을 할 수 있지만 개발전문가는 아니다. 변 대표는 “3년 전 이 일을 시작한 뒤로 거의 매일 스타트업에 관한 기사와 회사별 자료 등을 검색하고 적절하게 입력해서 DB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엄청난 기술력을 요구하는 일은 아니지만 돈이 된다는 보장이 없었다. 묵묵하게 이 작업에 매달린 사람이 대한민국 전체를 통틀어 변 대표 한 명뿐인 이유다. 창업 후 6개월 만에 외부에서 반응이 왔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에서 스타트업 관련 데이터를 가공해 자료를 만들어 달라는 용역을 수주했다. 데이터 관련 수요가 있다는 분명한 증거였다.
지금까지 데이터를 입력한 스타트업은 3500여 곳, 투자사 정보 등을 포함하면 총 5000여 개 회사에 관한 수년간의 기록이 더브이씨에 보관돼 있다. DB가 커지면서 집적 효과가 나타났다. VC와 스타트업에서 투자 정보를 먼저 보내주면서 기록해 달라고 하는 일이 늘었다. 그는 “외부에서 보면 여러 명이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메일에 대답하는 것도, 채팅에 응하는 것도, 전화를 받는 것도 모두 변재극 한 명”이라며 웃었다.
DB 작업에 투자하겠다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사업 초기 액셀러레이터 4곳에서 소액을 투자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VC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도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비슷한 서비스를 시도하는 사이트가 등장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변 대표의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경쟁 업체가 생기더라도 내가 제일 잘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내년 목표는 자동화다. ‘인공지능(AI) 변재극’을 만들어서 DB 입력과 문의 응대 등을 맡기고, DB 집적 속도를 확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변 대표는 더브이씨를 통해 구축한 DB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는 “초기에는 직접 VC가 되는 것이 목표였고, 지금은 스타트업들이 유상증자나 주주총회 등 자금 조달 과정을 관리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사업과 자금 조달 방법을 컨설팅하는 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