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현안에 대해 자신감과 여유를 갖고 답변했다.”

檢개혁·경제현안 고삐죄는 문 대통령…집권 후반기도 '강공 드라이브' 예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직후 “지난해보다 나은 것 같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현장에 있던 참모들도 진행과 답변 모두 자연스러웠다고 안도감을 나타냈다. 강원지역 기자의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 인구 감소 대책 질문에는 “설악산 케이블카나 곤돌라 문제를 안 물어보고 일반적 사안에 대해 질문해줘 감사하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청와대 안팎에선 새해 들어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부쩍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지난 2일 신년 인사회에서부터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적 권한을 다해 권력기관을 개혁하겠다”고 밝히고 닷새 뒤 신년사에서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고 언급하는 등 발언 수위도 예사롭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해 들어 대통령의 메시지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얘기가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임기 중반을 지나 후반부로 접어들었지만 국정운영 환경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핵심 인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안 등 ‘공약 1호’ 법안의 국회 처리, 지난해 8월 ‘조국 사태’를 전후해 출렁이던 국정 지지율의 안정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40%대 중후반으로 안정화됐다. 청와대가 내부에서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문 대통령의 개인호감도는 6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처리를 ‘반신반의’했던 검찰개혁 법안의 전격적인 통과로 문 대통령이 고무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언론의 질타가 쏟아졌던 고용지표 역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수출도 회복세로 돌아서는 등 경제지표가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내부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대규모 단체 관광객 입국 등 오는 3~4월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한령’도 사실상 해제 국면이다. 수출규제로 최악으로 치닫던 일본과의 관계도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 이후 대화모드로 전환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도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며 성과 도출을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미·북 비핵화 대화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올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남북한 관계 해빙이 모든 악재를 막아주던 지난해 초반과 정반대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이 본격적인 대선모드에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고 조바심을 보이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연초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보이는 문 대통령의 행보는 4월 총선이 1차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