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급등한 집값 원상회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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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재강조
"수사권은 檢에, 인사권은 장관·대통령에게 있어
北·美 대화의 문 닫히지 않아…시간 많지 않다"
"수사권은 檢에, 인사권은 장관·대통령에게 있어
北·美 대화의 문 닫히지 않아…시간 많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상실감을 줄 정도로 이례적으로 가격이 오른 부분은 안정화로 만족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부동산 규제대책을 예고했다. 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선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한 것”이라고 질타하면서도 “이 건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고 여지를 남겼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107분간 이어진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윤 총장 신임과 경제민생, 외교안보 현안에 질문이 집중됐다. 연초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문 대통령은 이날도 “지금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이어 “서민들이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오른 가격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추 장관 손을 들어줬다. 문 대통령은 “과거엔 검찰이 인사안을 미리 보고 제3의 장소에서 만나는 식의 초법적인 권한을 누린 것 같은데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수사권은 검찰에 있고,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총장의 신임을 두고는 “이 한 건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검찰인사 문제 제기 방식을 질타하면서도 신뢰를 완전히 거두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교착 상태인 미·북 비핵화 협상을 두고는 “대화의 문이 닫히지 않았다”면서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다”고 언급, 조속한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직후 정세균 국무총리 임명을 재가하고 오후에 임명장을 수여했다."강력한 부동산 대책 끝없이 내놓겠다…보유세 강화가 맞는 방향"
"9억 이하 풍선효과·전셋값 예의주시"…규제대상 확대 시사
“지금의 부동산 대책 효과가 다했다고 판단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지난해 11월 국민과의 대화(“부동산 문제는 자신있다”)와 이달 7일 신년사(“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을 것”) 때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면서 어조는 한층 세졌다. 주택담보대출 추가 제한, 재건축 규제 강화, 보유세 추가 인상 등 고강도 대책이 조만간 나올지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부동산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거시 경제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은 “올해 성장률은 작년보다 높아진다는 게 국내외 연구기관의 일치된 의견이고 최근 부정적 지표도 줄고 있다”며 낙관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타다 사태’로 불거진 신산업 금지 논란과 관련해선 “사회적 타협 기구를 만들어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서민 위화감 느낄 만큼 집값 급등"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지난달 내놓은 ‘12·16 대책’에 대한 평가부터 내놨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가격이 단순히 인상되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며 “서민들이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던 일부 지역은 (가격 상승이) 원상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12·16 대책은 9억원 초과 주택이 초점이었다”며 “9억원 이하 주택 가격이 오르는 풍선 효과가 생기거나 부동산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바뀌면서 전셋값이 오르는 등 다른 영향이 발생하는지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2·16 대책에서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의 경우 9억원 초과분의 담보인정비율(LTV)을 40%에서 20%로 낮췄다. 정부는 고강도 전세대책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세제의 큰 방향은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취득세는 지방 정부의 재원이어서 당장 낮추기 어렵고, 양도소득세는 불로소득 과세여서 낮추는 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는 장기 과제라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자마자 언론에서 안 된다고 하면 제대로 먹힐 리 없다”며 언론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집값 급등을 잘못된 처방(수요억제)에서 찾지 않고 언론 탓으로 돌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방 소멸 위기는 일자리 문제"
문 대통령은 신산업 규제 혁신과 관련해서 “우리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혁신특구 등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타다 문제처럼 신(新)·구(舊) 산업 간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문제는 아직 못 풀고 있다”고 진단했다.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다는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사업이 금지될 위기에 처해 있다. 문 대통령은 “신구 산업 간 갈등이 있는 분야는 사회적 타협기구를 건별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기존 산업에 속한 분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타다 같은 혁신적인 사업이 진출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지며 지방 소멸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주민등록인구가 전체의 50%를 넘어섰는데 심각한 문제”라며 “지방이 다 고사하겠다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고 했다. 이어 “지방에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서울로 유출되는 게 핵심적인 문제”라며 “이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 추진하는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 충남 지역 혁신도시 지정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총선을 거치면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형호/서민준 기자 chsan@hankyung.com
청와대 영빈관에서 107분간 이어진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윤 총장 신임과 경제민생, 외교안보 현안에 질문이 집중됐다. 연초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문 대통령은 이날도 “지금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이어 “서민들이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오른 가격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추 장관 손을 들어줬다. 문 대통령은 “과거엔 검찰이 인사안을 미리 보고 제3의 장소에서 만나는 식의 초법적인 권한을 누린 것 같은데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수사권은 검찰에 있고,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총장의 신임을 두고는 “이 한 건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검찰인사 문제 제기 방식을 질타하면서도 신뢰를 완전히 거두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교착 상태인 미·북 비핵화 협상을 두고는 “대화의 문이 닫히지 않았다”면서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다”고 언급, 조속한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직후 정세균 국무총리 임명을 재가하고 오후에 임명장을 수여했다."강력한 부동산 대책 끝없이 내놓겠다…보유세 강화가 맞는 방향"
"9억 이하 풍선효과·전셋값 예의주시"…규제대상 확대 시사
“지금의 부동산 대책 효과가 다했다고 판단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지난해 11월 국민과의 대화(“부동산 문제는 자신있다”)와 이달 7일 신년사(“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을 것”) 때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면서 어조는 한층 세졌다. 주택담보대출 추가 제한, 재건축 규제 강화, 보유세 추가 인상 등 고강도 대책이 조만간 나올지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부동산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거시 경제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은 “올해 성장률은 작년보다 높아진다는 게 국내외 연구기관의 일치된 의견이고 최근 부정적 지표도 줄고 있다”며 낙관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타다 사태’로 불거진 신산업 금지 논란과 관련해선 “사회적 타협 기구를 만들어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서민 위화감 느낄 만큼 집값 급등"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지난달 내놓은 ‘12·16 대책’에 대한 평가부터 내놨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가격이 단순히 인상되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며 “서민들이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던 일부 지역은 (가격 상승이) 원상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12·16 대책은 9억원 초과 주택이 초점이었다”며 “9억원 이하 주택 가격이 오르는 풍선 효과가 생기거나 부동산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바뀌면서 전셋값이 오르는 등 다른 영향이 발생하는지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2·16 대책에서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의 경우 9억원 초과분의 담보인정비율(LTV)을 40%에서 20%로 낮췄다. 정부는 고강도 전세대책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세제의 큰 방향은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취득세는 지방 정부의 재원이어서 당장 낮추기 어렵고, 양도소득세는 불로소득 과세여서 낮추는 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는 장기 과제라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자마자 언론에서 안 된다고 하면 제대로 먹힐 리 없다”며 언론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집값 급등을 잘못된 처방(수요억제)에서 찾지 않고 언론 탓으로 돌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방 소멸 위기는 일자리 문제"
문 대통령은 신산업 규제 혁신과 관련해서 “우리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혁신특구 등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타다 문제처럼 신(新)·구(舊) 산업 간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문제는 아직 못 풀고 있다”고 진단했다.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다는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사업이 금지될 위기에 처해 있다. 문 대통령은 “신구 산업 간 갈등이 있는 분야는 사회적 타협기구를 건별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기존 산업에 속한 분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타다 같은 혁신적인 사업이 진출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지며 지방 소멸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주민등록인구가 전체의 50%를 넘어섰는데 심각한 문제”라며 “지방이 다 고사하겠다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고 했다. 이어 “지방에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서울로 유출되는 게 핵심적인 문제”라며 “이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 추진하는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 충남 지역 혁신도시 지정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총선을 거치면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형호/서민준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