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바렌보임이 손녀딸처럼 챙겨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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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슈타츠카펠레 첫 여성악장…16일 리사이틀
금호아트홀서 올해 4차례 공연…"인간 이지윤 모습 보여줄 것"
영화 '파이널리스트'는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무대에 오른 이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12명 참가자 중 카메라 조명을 가장 많이 받은 이는 첫 한국인 우승자인 임지영도, 준우승자인 올렉시 세미넨코도 아닌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었다.
이지윤은 상금과 콘서트 참여권이 주어지는 6위안에 들지 못했지만, 영화 주인공으로 선택됐다.
이지윤은 영화에서 솔리스트의 정주하지 못하는 삶에 대해 속내를 털어놓는다.
한 유명 솔리스트를 공연 후 술집에서 우연히 봤는데, 너무 외로워 보였고, 자신이 그런 삶을 추구하는 게 과연 올바른 것인지 자문하는 내용이었다.
"무대 위에서는 엄청난 박수를 받지만, 콘서트 후에는 그저 혼자라는 사실이 슬퍼 보였어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즘에는 이게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인가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영화 '파이널리스트' 中)
이지윤은 결국 혼자 연주하는 솔리스트의 삶보다는 '함께 연주하는' 악단 생활을 선택했다.
그의 선택지는 세계적 명장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베를린슈타츠카펠레였다.
1570년에 창단됐으며 멘델스존, 바그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역사적인 작곡가들이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교향악단이다.
그는 450년 된 이 유서 깊은 교향악단에서 첫 동양인 종신 악장이자, 첫 여성 악장, 최연소 악장으로 선발됐다.
지난 2017년 9월의 일이었다.
"교수님이 악장 자리가 나왔는데, 한 번 지원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씀해주셔서 지원했어요.
기대는 전혀 안 했고, 바렌보임을 직접 만나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지원했었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경우에 '위닝'(winning)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그런 경우였던 것 같아요.
신선함이 크게 어필했던 것 같습니다.
"
이지윤은 1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 본 바렌보임은 "옆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사람이었다.
그를 "손녀딸처럼" 챙겨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코어를 보는 순간 노익장은 맑은 눈빛의 소년으로 돌변했다.
70대 후반의 바렌보임은 마치 "16세 소년 같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단원들을 대했다.
"그런 반짝이는 눈빛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아요.
항상 처음 해보는 것처럼 신선하게 연주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음악적 자기주장이 매우 강하신 분이에요.
워낙 확고한 주장이어서 듣는 사람들이 설득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음악가로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그는 베를린슈타츠카펠레의 악장 3인 중 한명으로 연간 35주는 '직장인'처럼 일해야 한다.
연주 일정이 많은 경우 일주일에 4~5차례에 걸쳐 다른 곡들을 선보이는 강행군을 한다.
남들 놀 때인 주말과 공휴일에는 거의 일을 해야 해 취업 후 "주말이 기쁘지 않은 사람"이 됐다.
스케줄이 많고 힘들어 될 수 있는 대로 '칼퇴근'을 지향한다.
다만 일이 없을 때는 일주일간 자리를 비울 수도 있다.
그 덕택에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솔리스트로서도 활동할 수 있다.
오는 16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독주회에서 그를 만날 수 있는 이유다.
이지윤은 오는 16일 연주를 시작으로 5월, 8월, 12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독주회를 연다.
금호아트홀 연세의 올해 상주 음악가로 선정되면서다.
그는 16일 독주회에서 버르토크의 '루마니아 포크 댄스', 야나체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연주한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자주 들을 수 없던 현대 작곡가 코른골트, 쇼송의 작품도 선보인다.
"제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구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다른 리사이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상주음악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어요.
현대곡에 관심이 많아요.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공개)나 위촉 곡이 오케스트라에 들어오면 제가 연주하게 해달라고 악단에 말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것을 좋아해요.
실수하는 것에 두려움을 별로 느끼지도 않고요.
오케스트라에서 일하면서도 한국 관객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건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번 연주회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이지윤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이지윤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연합뉴스
금호아트홀서 올해 4차례 공연…"인간 이지윤 모습 보여줄 것"
영화 '파이널리스트'는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무대에 오른 이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12명 참가자 중 카메라 조명을 가장 많이 받은 이는 첫 한국인 우승자인 임지영도, 준우승자인 올렉시 세미넨코도 아닌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었다.
이지윤은 상금과 콘서트 참여권이 주어지는 6위안에 들지 못했지만, 영화 주인공으로 선택됐다.
이지윤은 영화에서 솔리스트의 정주하지 못하는 삶에 대해 속내를 털어놓는다.
한 유명 솔리스트를 공연 후 술집에서 우연히 봤는데, 너무 외로워 보였고, 자신이 그런 삶을 추구하는 게 과연 올바른 것인지 자문하는 내용이었다.
"무대 위에서는 엄청난 박수를 받지만, 콘서트 후에는 그저 혼자라는 사실이 슬퍼 보였어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즘에는 이게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인가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영화 '파이널리스트' 中)
이지윤은 결국 혼자 연주하는 솔리스트의 삶보다는 '함께 연주하는' 악단 생활을 선택했다.
그의 선택지는 세계적 명장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베를린슈타츠카펠레였다.
1570년에 창단됐으며 멘델스존, 바그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역사적인 작곡가들이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교향악단이다.
그는 450년 된 이 유서 깊은 교향악단에서 첫 동양인 종신 악장이자, 첫 여성 악장, 최연소 악장으로 선발됐다.
지난 2017년 9월의 일이었다.
"교수님이 악장 자리가 나왔는데, 한 번 지원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씀해주셔서 지원했어요.
기대는 전혀 안 했고, 바렌보임을 직접 만나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지원했었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경우에 '위닝'(winning)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그런 경우였던 것 같아요.
신선함이 크게 어필했던 것 같습니다.
"
이지윤은 1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 본 바렌보임은 "옆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사람이었다.
그를 "손녀딸처럼" 챙겨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코어를 보는 순간 노익장은 맑은 눈빛의 소년으로 돌변했다.
70대 후반의 바렌보임은 마치 "16세 소년 같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단원들을 대했다.
"그런 반짝이는 눈빛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아요.
항상 처음 해보는 것처럼 신선하게 연주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음악적 자기주장이 매우 강하신 분이에요.
워낙 확고한 주장이어서 듣는 사람들이 설득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음악가로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그는 베를린슈타츠카펠레의 악장 3인 중 한명으로 연간 35주는 '직장인'처럼 일해야 한다.
연주 일정이 많은 경우 일주일에 4~5차례에 걸쳐 다른 곡들을 선보이는 강행군을 한다.
남들 놀 때인 주말과 공휴일에는 거의 일을 해야 해 취업 후 "주말이 기쁘지 않은 사람"이 됐다.
스케줄이 많고 힘들어 될 수 있는 대로 '칼퇴근'을 지향한다.
다만 일이 없을 때는 일주일간 자리를 비울 수도 있다.
그 덕택에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솔리스트로서도 활동할 수 있다.
오는 16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독주회에서 그를 만날 수 있는 이유다.
이지윤은 오는 16일 연주를 시작으로 5월, 8월, 12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독주회를 연다.
금호아트홀 연세의 올해 상주 음악가로 선정되면서다.
그는 16일 독주회에서 버르토크의 '루마니아 포크 댄스', 야나체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연주한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자주 들을 수 없던 현대 작곡가 코른골트, 쇼송의 작품도 선보인다.
"제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구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다른 리사이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상주음악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어요.
현대곡에 관심이 많아요.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공개)나 위촉 곡이 오케스트라에 들어오면 제가 연주하게 해달라고 악단에 말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것을 좋아해요.
실수하는 것에 두려움을 별로 느끼지도 않고요.
오케스트라에서 일하면서도 한국 관객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건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번 연주회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이지윤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이지윤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