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내부서 "인기 높은 마잉주가 주석 맡아 당 개혁해야"
우둔이 주석은 사퇴 의사 표명…마잉주 측 "계획 없다" 일축

대만 총통 선거에서 패배한 국민당 내부에서 마잉주(馬英九·69) 전 총통이 주석을 맡아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대만 국민당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국민당 내에서 마잉주 복귀론이 대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총통선거 참패한 대만 국민당에 '마잉주 주석 복귀론' 대두
국민당의 우둔이(吳敦義) 주석은 총통 선거 및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만간 열리는 중앙상무위원회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민당 대선후보였던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은 시장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당의 한 소식통은 "우 주석이 물러나면 마 전 총통이 주석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마 총통은 과거 주석직을 맡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보다 빠르게 당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817만231표(57.13%)를 득표해 552만2천119표(38.61%)에 그친 한 시장을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 총 113석 가운데 민진당이 61석을 획득했지만, 국민당은 38석을 얻는 데 그쳤다.

국민당은 불과 1년여 전인 2018년 '11·24 지방선거'에서 22개 직할 시장 및 현장 가운데 15명을 당선시키는 압승을 거뒀으나, 이번 총통선거와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반대로 완패했다.

마 전 총통의 '주석 복귀론'이 대두한 이유는 그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만의 유권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마 전 총통은 매일 아침 조깅을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마 전 총통은 당내에 인기가 높다"면서 "그는 전직 총통으로 권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고 내부 개혁을 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하버드대 법학박사 출신인 마 전 총통은 2008년 5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통을 지냈다.

그는 2005년부터 2007년, 그리고 총통 재직 중이던 2009년부터 2014년 사이 두 차례 국민당 주석을 맡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마 전 총통 측은 국민당 주석 복귀설에 대해 "그럴 계획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대만의 정치 분석가들은 마 전 총통의 주석 복귀설이 대두한 이유에 대해 주석직을 맡을 만한 참신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국민당 내부의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헌법에는 총통을 두 번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마 전 총통이 정계에 복귀하더라도 총통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