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듣고 미국인 제부 살해 시도한 30대에 징역 8년형
환청을 듣고 미국인 제부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조현병 환자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임정택 부장판사)는 10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35·여)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치료감호와 함께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8일 오전 11시 2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아파트 거실에서 잠을 자던 미국인 제부 B(27)씨를 흉기로 10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10여년 전부터 조현병을 앓은 A씨는 2017년 몽골인 여성을 때려 다치게 한 사건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부터 외국인에 대해 악감정을 가졌고 환청까지 듣게 되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테러 조직과 관련된 제부가 우리 가족을 죽이려 한다는 환청이 들렸다"며 "제부가 가족을 죽인 뒤 재산을 빼앗고 이웃까지 해치려는 것 같아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몽골인 여성을 폭행한 사건을 두고는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을 다치게 하고 죽이려고 해 방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흉기에 찔린 B씨는 신경 손상으로 손가락을 구부리지 못하고 입도 제대로 벌리지 못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A씨가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인정하면서도 스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아 재범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자백하며 뉘우치고 있지만 피해자의 목과 머리 등 급소를 흉기로 찔렀다"며 "가족들의 신속한 신고가 없었다면 피해자가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범행에 상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