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목표가 줄상향…실적 방향성 따라 추가 상승 여지도 국내 증시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 41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85% 오른 5만9천10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는 5만9천700원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가를 재차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0.30%)는 현재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역시 장중 한때는 9만9천7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경신, 주가 10만원을 코앞에 뒀다.
이에 따라 양대 기업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을 합한 금액은 약 421조9천15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우선주 제외)의 29.83%를 차지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전체 시총의 30%에 육박한 것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앞서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업황이 악화하면서 실적이 악화 일로를 걸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잠정치는 27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52.9% 급감하면서 2015년(26조4천억원)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고 매출 잠정치(229조5천억원) 역시 전년보다 5.85% 줄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초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2조9천334억원에 그치며 전년(20조8천438억원)과 비교해 85.9% 줄었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7조1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사 전망치 평균(6조5천억원대)을 9%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아직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덩달아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로, 역시 증권사 전망치 평균(4천400억원대)을 웃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사자'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5천311억원어치 사들였으며 이날 10시 현재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약 430억원, 144억원어치씩 각각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최근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새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앞다퉈 올리고 있다.
지난 3일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만500원에서 6만8천500원으로 13.2% 올린 데 이어 유안타증권은 지난 8일 목표주가를 5만6천원에서 7만2천원으로 28.6%나 상향 조정했다.
또 KB증권도 목표주가를 6만3천원에서 7만원으로 올리고 현대차증권도 6만1천원에서 7만1천원으로 올리는 등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이제 6만원을 넘어 7만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로 목표주가 줄상향이 이어지는 추세로, 올해 들어서만 미래에셋대우(11만5천원)와 KTB투자증권(11만원), 하이투자증권(13만원), 유진투자증권(12만5천원), 삼성증권(12만원) 등이 10만원을 넘는 목표주가를 새로 제시했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4만원으로 무려 40%나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반도체 실적 회복이 본격화하게 되면 두 기업의 주가 눈높이는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올해 연간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부문 합산 매출액은 88조원으로 작년보다 1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8조원으로 92% 늘어나면서 강한 실적 모멘텀을 과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