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기관대표자협의회, 제주서 9∼10일 동계워크숍
"외국인 유학생 13년 만에 630%↑…대학 국제화 수준은 '글쎄'"
우리나라에 유학을 온 외국인이 13년 만에 무려 630% 급증했지만 이를 수용하고 있는 국내 대학의 국제화 수준은 함량 미달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앙대 국제처장인 홍준현 교수는 9일 제주시 라마다 제주호텔에서 열린 한국어교육기관대표자협의회(한대협) 제28차 동계워크숍에서 '대학의 지속 가능한 유학생 유치 전략'을 발표하며 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홍 교수는 2004년 1만7천여명이던 유학생이 2017년 12만4천여명으로 늘었지만 이런 통계가 대학의 국제화를가늠하는 지표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화 역량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불법 체류자·중도 탈락자 증가와 중국(학부)·베트남(어학연수) 등 특정 국가 편중 심화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켰다고 꼬집었다.

홍 교수는 "국내 대학들이 외국 대학과의 교류도 확대했지만 중요한 국제 교육 커리큘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며 "교수들의 글로벌 역량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대학의 구체적인 국제화 방안으로 ▲ 국제화 개념과 방향 정립 ▲ 대학을 이끄는 리더의 국제화 마인드 ▲ 국제화가 반영된 교육 커리큘럼 확보 ▲ 교수 채용·인사 시 글로벌 역량 평가 도입 ▲ 지역 다문화 사회와의 교류 등을 제시했다.

토론회에 앞서 진행된 워크숍 개회식에서 한대협 이동은(국민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회장은 환영사에서 "한국어 교육은 40여 년을 거치면서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그만큼 각종 부작용도 드러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대학 교육기관과 정부 당국 관계자들이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유익한 정보도 공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곤 국립국제교육원장은 "외국인 유학생은 장기적으로 고등교육 국제화와 지한파 양성에 기여하는 등 국가자산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강춘 국립국어원 원장은 "오늘 워크숍에서 학습자 목적에 맞게 세분화·맞춤형으로 발전하는 한국어 교육이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교육 현장에서 겪는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찾는 워크숍이 되기를 기대하며 여기서 도출된 내용들을 재단사업에도 반영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일우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본부장은 "외국인이 우리말을 한다는 것은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와 소통하는 친구이자 우군이 되는 일이므로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격려했다.

'한국어 교육기관의 운영 체제 개선을 위한 방향'을 주제로 10일까지 열릴 이번 워크숍에서는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도(IEQAS), 외국인 유학생 출입국 관리제도, 한국어 능력시험, 한국어 교원 지위, 교육기관 운영사례 등 다양한 주제 발표가 이어진다.

한국어를 세계인에게 알리려는 취지에서 2006년 4월 출범한 한대협은 한국어 교육기관 모임으로, 현재 147개 대학의 교육기관이 소속돼 있다.

매년 교원 연수, 국제박람회 내 한글과 운영, 한국어 교원 해외 파견과 동·하계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