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역량 급감"…韓 경기 반등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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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 2.7→2.5%로 하향
6개월 만에 0.2%P 낮춰
中 성장 둔화·무역갈등 등 여파
6개월 만에 0.2%P 낮춰
中 성장 둔화·무역갈등 등 여파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올해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다는 가정하에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보다 0.4%포인트 높게 잡았다. 하지만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아직까지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살아나지 않는 글로벌 교역량 세계은행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2020년 1월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상했다. 지난해 6월 내놓은 전망치(2.7%)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세계은행은 시장 환율을 기준으로 성장률을 전망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사용하는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을 적용하면 세계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2%다. IMF와 OECD의 전망치는 각각 3.4%, 2.9%다.
세계은행은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4%로, 신흥시장·개발도상국은 4.6%에서 4.1%로 내렸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7%에서 1.8%로 올렸지만 유로지역은 1.4%에서 1.0%로 내렸다.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5.9%에서 5.7%로 낮췄다. 중국의 성장률이 6.1%에서 5.9%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전망치는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글로벌 교역량 증가율(전년 대비)이 올해 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작년 6월 전망(3.1%)보다 1.2%포인트 낮은 수치다. 세계은행은 2018년 4.0% 증가했던 글로벌 교역량이 작년 1.4%로 고꾸라졌고, 올해도 당초 예상보다 회복세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인적 자본 및 실물 투자 촉진, 기술 도입과 혁신을 위한 기업 역량 강화, 성장 친화적 거시경제 정책 등이 필요하다”며 “건전한 부채관리 시스템 구축과 안정적인 금융 규제 및 감독을 통해 부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인식, 현실과 괴리”
세계은행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이유로 중국 경제의 둔화세 지속,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갈등 등을 꼽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작년 성장률 전망치를 2.0%, 올해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당시 기재부는 1년 사이 성장률이 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는 이유가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업황이 회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세계은행과 국내 연구기관들의 전망은 정부 인식과 차이가 있다. KDI는 9일 발간한 ‘2020년 1월 경제동향’에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다”며 “투자와 제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다만 작년 11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생산 증가폭이 확대되고 경기 선행지표가 개선된 점을 반영해 작년 4~12월까지 유지해온 ‘경기 부진’이란 표현을 삭제하고 ‘경기부진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발표한 세계은행 성장률 전망치에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일부 경기 지표가 개선된 건 맞지만 제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경기가 단기간에 반등하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은행의 지적대로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이태훈/성수영 기자 beje@hankyung.com
살아나지 않는 글로벌 교역량 세계은행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2020년 1월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상했다. 지난해 6월 내놓은 전망치(2.7%)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세계은행은 시장 환율을 기준으로 성장률을 전망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사용하는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을 적용하면 세계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2%다. IMF와 OECD의 전망치는 각각 3.4%, 2.9%다.
세계은행은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4%로, 신흥시장·개발도상국은 4.6%에서 4.1%로 내렸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7%에서 1.8%로 올렸지만 유로지역은 1.4%에서 1.0%로 내렸다.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5.9%에서 5.7%로 낮췄다. 중국의 성장률이 6.1%에서 5.9%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전망치는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글로벌 교역량 증가율(전년 대비)이 올해 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작년 6월 전망(3.1%)보다 1.2%포인트 낮은 수치다. 세계은행은 2018년 4.0% 증가했던 글로벌 교역량이 작년 1.4%로 고꾸라졌고, 올해도 당초 예상보다 회복세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인적 자본 및 실물 투자 촉진, 기술 도입과 혁신을 위한 기업 역량 강화, 성장 친화적 거시경제 정책 등이 필요하다”며 “건전한 부채관리 시스템 구축과 안정적인 금융 규제 및 감독을 통해 부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인식, 현실과 괴리”
세계은행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이유로 중국 경제의 둔화세 지속,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갈등 등을 꼽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작년 성장률 전망치를 2.0%, 올해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당시 기재부는 1년 사이 성장률이 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는 이유가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업황이 회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세계은행과 국내 연구기관들의 전망은 정부 인식과 차이가 있다. KDI는 9일 발간한 ‘2020년 1월 경제동향’에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다”며 “투자와 제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다만 작년 11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생산 증가폭이 확대되고 경기 선행지표가 개선된 점을 반영해 작년 4~12월까지 유지해온 ‘경기 부진’이란 표현을 삭제하고 ‘경기부진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발표한 세계은행 성장률 전망치에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일부 경기 지표가 개선된 건 맞지만 제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경기가 단기간에 반등하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은행의 지적대로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이태훈/성수영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