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8일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 공격이 제한적으로 진행됐다는 안도감으로 혼조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38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74포인트(0.05%) 하락한 28,568.94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71포인트(0.15%) 오른 3,241.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08포인트(0.13%) 상승한 9,080.66에 거래됐다.

시장은 이란의 미군 기지 폭격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은 지난밤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두 곳에 대한 미사일 폭격을 단행했다.

가셈 솔라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폭살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풀이된다.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이란의 공격 사실이 전해지면서 급락세를 나타냈지만, 이후 낙폭을 되돌렸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한때 4% 이상 급등했던 데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번 폭격으로 미국인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보도들이 이어지면서 이란이 제한적인 보복을 했다는 안도감이 부상했다.

주요 석유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란은 국영방송 등을 통해 미국인 80명을 죽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요 외신들은 이번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밤 이란의 폭격 이후 올린 트윗에서 "괜찮다(All is well)"면서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이 자국 내 여론을 의식해 보복을 감행했지만, 미국과 추가 갈등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미사일 공격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공격은 유엔 헌장에 따른 자위적 방어 조치라고 주장한 뒤 "우리는 긴장 고조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긴장감은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때렸을 뿐이다"라면서 "적(미국)에 맞서 이런 수준의 군사 행동은 충분하지 않다"고 하는 등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11시 이란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지표가 양호했던 점도 안도감을 제공했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20만2천 명을 기록했다.

11월에 6만7천 명으로 둔화했던 데서 큰 폭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5만 명도 웃돌았다.

반면 보잉 주가가 불안한 점은 다우지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밤 우크라이나 국제항공(UIA) 소속의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란 테헤란에서 출발한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잇달아 추락했던 737맥스와는 다른 기종이지만, 보잉 항공기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한층 고조됐다.

보잉 주가는 이날 개장전 시장에서부터 1%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개장 이후에는 11월 소비자신용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더 고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헤펠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지속할 수는 있다"면서도 "양측이 모두 전면적인 군사 충돌을 추구할 의향은 없기 때문에 중대하고 심각한 갈등의 고조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혼조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04% 내렸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2월물 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3% 하락한 62.18달러에, 브렌트유는 0.44% 내린 67.97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4% 반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