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못할 사람도 시를 통해선 용서할 수 있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시로 노래한 반세기' 정호승, 새 시집 '당신을 찾아서'
'마지막으로 인생을 실패해도 괜찮아요/ 실패가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인생을 사랑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워요/ 삶의 수용소에서 당신이 나를 배반하고/ 내가 당신을 배반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에요'(시 '마지막을 위하여' 일부)
문학이 잡문과 다른 것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생각을 글로 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미학의 원리를 따라가기에 시와 소설은 예술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면에서 정호승(70)은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팍팍하고 고통스러운 우리 삶을 아름다운 노래로 어루만진다.
올해 종심(從心)을 맞은 그는 등단한 지도 벌써 47년이 됐다.
거의 반세기를 시와 함께 살며 외길을 걸었다.
그의 시는 우리 삶과 사랑에 경의를 표하는 도구다.
그는 인생에서 으뜸의 가치가 '사랑'이며 그 사랑은 고통을 통해 얻는다고 믿는다.
고통은 용서를 통해 치유되며, 용서는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 마음의 감옥에 갇혀 살아야 한다.
정호승은 시를 통해 '수감자'들이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오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
이처럼 메시지도 아름답지만, 서정시의 달인으로 인정받는 그의 작품 역시 문학적으로 아름답다.
새로 펴낸 열세번째 시집 '당신을 찾아서'(창비)에서도 그는 사랑과 고통, 용서를 이야기한다.
거장의 미발표 시 100여편을 포함해 모두 125편이 실렸다.
잔잔하고 정갈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운율에서 내공이 느껴지는 시들로 채웠다.
그는 편집자 인터뷰에서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인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시를 통해 이해하는 과정을 내 나름대로 드러내려고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아직까지 시를 쓸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절대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가장 애착을 느끼는 시편은 '마지막을 위하여'와 표제시 '당신을 찾아서'라고 한다.
"'당신을 찾아서'는 생드니 성인이 참수당한 자신의 머리를 두 손에 들고 걸어간 고통이 제게 큰 위안을 줬습니다.
'마지막을 위하여'는 현실 속에서는 우리가 누구를 용서하지 못해도 시를 통해서는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어떤 성인은 들고 가던 자기 머리를/ 강물에 깨끗이 씻기도 했지만/ 나는 강가에 다다르지도 못하고/ 영원히 쓰러져 잠이 든다/ 평생 당신을 찾아다녔으나 찾지 못하고/ 나뒹구는 내 머리를/ 땅바닥에 그대로 두고' (시 '당신을 찾아서' 일부)
정호승은 앞으로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직 가슴에 조금 남아 있는 시와 산문을 쓸 생각이에요.
"
6·25 전쟁이 일어난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정호승은 경희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나와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동시)와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시)를 통해 등단했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로도 데뷔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서울의 예수' 등 다수 시집과 시선집, 동시집, 어른을 위한 동화집 등을 펴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상화시인상 등을 받았다.
'새벽별 중에서/ 가장 맑고 밝은 별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새벽별 중에서/ 가장 어둡고 슬픈 별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시 '새벽별' 전문)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인생을 실패해도 괜찮아요/ 실패가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인생을 사랑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워요/ 삶의 수용소에서 당신이 나를 배반하고/ 내가 당신을 배반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에요'(시 '마지막을 위하여' 일부)
문학이 잡문과 다른 것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생각을 글로 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미학의 원리를 따라가기에 시와 소설은 예술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면에서 정호승(70)은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팍팍하고 고통스러운 우리 삶을 아름다운 노래로 어루만진다.
올해 종심(從心)을 맞은 그는 등단한 지도 벌써 47년이 됐다.
거의 반세기를 시와 함께 살며 외길을 걸었다.
그의 시는 우리 삶과 사랑에 경의를 표하는 도구다.
그는 인생에서 으뜸의 가치가 '사랑'이며 그 사랑은 고통을 통해 얻는다고 믿는다.
고통은 용서를 통해 치유되며, 용서는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 마음의 감옥에 갇혀 살아야 한다.
정호승은 시를 통해 '수감자'들이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오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
이처럼 메시지도 아름답지만, 서정시의 달인으로 인정받는 그의 작품 역시 문학적으로 아름답다.
새로 펴낸 열세번째 시집 '당신을 찾아서'(창비)에서도 그는 사랑과 고통, 용서를 이야기한다.
거장의 미발표 시 100여편을 포함해 모두 125편이 실렸다.
잔잔하고 정갈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운율에서 내공이 느껴지는 시들로 채웠다.
그는 편집자 인터뷰에서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인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시를 통해 이해하는 과정을 내 나름대로 드러내려고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아직까지 시를 쓸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절대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가장 애착을 느끼는 시편은 '마지막을 위하여'와 표제시 '당신을 찾아서'라고 한다.
"'당신을 찾아서'는 생드니 성인이 참수당한 자신의 머리를 두 손에 들고 걸어간 고통이 제게 큰 위안을 줬습니다.
'마지막을 위하여'는 현실 속에서는 우리가 누구를 용서하지 못해도 시를 통해서는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어떤 성인은 들고 가던 자기 머리를/ 강물에 깨끗이 씻기도 했지만/ 나는 강가에 다다르지도 못하고/ 영원히 쓰러져 잠이 든다/ 평생 당신을 찾아다녔으나 찾지 못하고/ 나뒹구는 내 머리를/ 땅바닥에 그대로 두고' (시 '당신을 찾아서' 일부)
정호승은 앞으로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직 가슴에 조금 남아 있는 시와 산문을 쓸 생각이에요.
"
6·25 전쟁이 일어난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정호승은 경희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나와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동시)와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시)를 통해 등단했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로도 데뷔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서울의 예수' 등 다수 시집과 시선집, 동시집, 어른을 위한 동화집 등을 펴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상화시인상 등을 받았다.
'새벽별 중에서/ 가장 맑고 밝은 별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새벽별 중에서/ 가장 어둡고 슬픈 별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시 '새벽별' 전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