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드론전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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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어둠에 싸인 아프가니스탄의 작은 마을. 3층짜리 호텔 앞에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핵심 지휘관인 무함마드 아테프의 호위병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상공에서는 미군의 1세대 드론 프레데터가 이들의 움직임을 미국 지휘소로 실시간 전송했다. 아테프가 호텔에서 나와 알카에다 병력과 합류하는 순간 프레데터에서 미사일 두 발이 발사됐다. 그는 즉사했다.
프레데터는 원래 정찰기였지만 2001년 9·11 테러 이후 저격용 미사일로 무장했다. 이후 알카에다 조직원 3000여 명을 제거했다. 몇 년 전부터는 항속거리와 무장량을 두 배로 늘린 무인 전투기 ‘리퍼’가 실전에 투입됐다. 2세대 드론인 리퍼는 정밀 추적 장치로 적국의 타깃을 핀셋처럼 집어내 공격할 수 있다.
리퍼는 지난 3일 밤 이란혁명수비대의 대미 강경파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타깃 공격 방식으로 제거했다. 작전에 걸린 시간은 2분30초에 불과했다. 리퍼에는 ‘닌자폭탄’이라는 정밀유도폭탄도 장착돼 있다. 목표 반경을 초토화하는 대신 6개의 칼날이 튀어나오는 방식으로 표적을 정교하게 제거할 수 있는 무기다.
미군은 군용 드론의 최강자로 28종류, 80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드론 강국인 이스라엘도 26종을 갖고 있다. 후발국인 중국은 2013년부터 드론 투자에 나서 프레데터와 비슷한 ‘윙룽’을 개발했다. 러시아는 ‘수중 드론’을 지난해 배치했다. 각국의 기술 경쟁에 따라 초소형 ‘곤충 드론’까지 곧 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프레데터나 리퍼에 가까운 중고도용 드론을 개발했다. 주한미군은 최근 리퍼를 한국에 들여왔다. 앞서 배치한 ‘그레이 이글’도 자동차 바퀴자국을 식별할 정도의 탐색 능력을 갖췄다. 북한은 아직까지 드론 후진국이다. 새해 초부터 미국에 ‘충격적인 행동’을 예고했던 김정은이 이란 사령관 ‘참수 작전’을 본 뒤 두문불출하고 있는데, 드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드론전쟁’은 결국 기술력과 정보력의 싸움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5G기술이 그만큼 중요하다. 선진국들이 드론 요격을 위해 레이저 무기 개발에 사활을 거는 것은 기술력이 전쟁의 승패를 가른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프레데터는 원래 정찰기였지만 2001년 9·11 테러 이후 저격용 미사일로 무장했다. 이후 알카에다 조직원 3000여 명을 제거했다. 몇 년 전부터는 항속거리와 무장량을 두 배로 늘린 무인 전투기 ‘리퍼’가 실전에 투입됐다. 2세대 드론인 리퍼는 정밀 추적 장치로 적국의 타깃을 핀셋처럼 집어내 공격할 수 있다.
리퍼는 지난 3일 밤 이란혁명수비대의 대미 강경파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타깃 공격 방식으로 제거했다. 작전에 걸린 시간은 2분30초에 불과했다. 리퍼에는 ‘닌자폭탄’이라는 정밀유도폭탄도 장착돼 있다. 목표 반경을 초토화하는 대신 6개의 칼날이 튀어나오는 방식으로 표적을 정교하게 제거할 수 있는 무기다.
미군은 군용 드론의 최강자로 28종류, 80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드론 강국인 이스라엘도 26종을 갖고 있다. 후발국인 중국은 2013년부터 드론 투자에 나서 프레데터와 비슷한 ‘윙룽’을 개발했다. 러시아는 ‘수중 드론’을 지난해 배치했다. 각국의 기술 경쟁에 따라 초소형 ‘곤충 드론’까지 곧 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프레데터나 리퍼에 가까운 중고도용 드론을 개발했다. 주한미군은 최근 리퍼를 한국에 들여왔다. 앞서 배치한 ‘그레이 이글’도 자동차 바퀴자국을 식별할 정도의 탐색 능력을 갖췄다. 북한은 아직까지 드론 후진국이다. 새해 초부터 미국에 ‘충격적인 행동’을 예고했던 김정은이 이란 사령관 ‘참수 작전’을 본 뒤 두문불출하고 있는데, 드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드론전쟁’은 결국 기술력과 정보력의 싸움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5G기술이 그만큼 중요하다. 선진국들이 드론 요격을 위해 레이저 무기 개발에 사활을 거는 것은 기술력이 전쟁의 승패를 가른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