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계·혈압계 폐기 때 수은 회수 처리 의무화

환경부는 수은 폐기물을 별도 지정폐기물로 분류하고 폐기물 처리 시 수은을 회수 처리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을 오는 31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30일 밝혔다.

지정폐기물은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거나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사업장 폐기물 중 대통령령으로 지정한 폐기물이다.

환경부는 수은 규제에 관한 국제협약인 미나마타협약이 내년 2월 말 국내에서도 발효되기 때문에 수은 함유 제품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해 규정을 정비한다고 설명했다.

수은은 대표적 유해중금속으로 인체에 흡수되면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

1956년 일본 미나마타시에서는 유기 수은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은 주민 2천여명이 집단으로 사지 마비, 언어장애 등을 겪는 사태가 있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은 지정폐기물 종류에 수은폐기물을 신설하고 이를 다시 수은함유폐기물, 수은구성폐기물, 수은함유폐기물 처리잔재물로 세부 분류했다.

수은함유폐기물은 온도계 등 수은 주입 제품의 폐기물이고 수은구성폐기물은 원소 상태의 수은 및 수은화합물이다.

수은함유폐기물 처리잔재물은 수은함유폐기물에서 수은을 회수 처리한 후의 잔재물이다.

수은폐기물은 다른 폐기물과 별도로 보관·운반해야 하며 온도계와 혈압계, 램프 등 수은함유폐기물을 처리할 때는 제품 내부의 수은을 회수해야 한다.

회수한 수은 등 수은구성폐기물은 밀폐 용기에 넣고 유해화학물질 보관시설 기준을 준수하는 장소에 영구보관해야 한다.

처리잔재물은 수은함유 농도에 따라 밀폐포장 상태 또는 안정화·고형화 처분 후 매립해야 한다.

환경부는 수은폐기물 처리시설 확보 등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하위법령 개정안의 시행일은 공포일에서 1년 후로 했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개정안은 미나마타 협약이 권고하는 수은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기준을 법제화한 것"이라며 "폐기되는 수은 함유 제품으로 환경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