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가 '추락하는 한국' 막을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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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로 갈지, 선진국으로 갈지 미래는 우리 선택에 달렸다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서로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고 새로이 각오도 다져본다. 하지만 덕담만 주고받기에는 안팎의 상황이 엄혹하다. 많은 이의 마음이 무겁고 헛헛하다. 각자 처지도 힘들지만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들을 어느 하나 풀지 못한 채 또 한 해를 넘겨버린 탓이다. 새로운 10년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온통 불확실하고 안갯속이다. 기대와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간다
경제주체들이 의욕상실증에 빠져들고 있다는 게 큰 문제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려면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하는데 사회 전반의 활력이 뚝 떨어졌다. 저성장으로 나눌 ‘파이’가 줄면서 분야마다 ‘만인 대 만인의 지대(地代) 추구’라는 퇴행적인 양상까지 드러난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회에 비용과 비효율을 전가하는 것이다. 생산인구(15~64세) 감소도 본격화했다. 나라가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미래가 정해진 것이라면 어떤 예측이나 다짐도 필요없다. 하지만 우리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게 미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파괴적 혁신이 절실한데, 기득권의 반발과 정치적 이해타산에 가로막혀 손도 못 대고 미루기만 한다. 국가의 방향타인 정치는 아예 ‘문제 그 자체’가 돼버렸다. 많은 지식인이 “나라가 물 먹은 솜처럼 가라앉는 듯하다”고 탄식한다. 새해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는 의지를 담아 올해 ‘2.4% 성장’을 내걸었지만 민간의 예상치는 2.0%가 될까 말까다. 수출이 여전히 힘겹고, 소비 부진에다 6분기째 감소세인 투자도 획기적 반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 감소는 미래 기대를 접는 것과도 같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악재 이전에 기업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게 진짜 문제다.
해법 안 보이는 기업 사기 저하
경제 활력을 되살리려면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뛰게 해야 할 텐데 주변 여건은 되레 악화될 조짐이다. 온갖 규제와 반(反)기업 입법도 모자라 국민연금을 동원한 경영 간섭까지 예고돼 있다. 대외변수는 여전히 예측불허인데 기득권 노동권력은 더욱 기세등등해져 기업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대기업들조차 비상경영이 일상이 됐다. 그렇다고 신산업에서 활로를 찾기도 난망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대변혁 속에 미국 중국 일본은 물론 동남아국가들조차 저만치 앞서가는데 국내에선 원격의료든, 바이오헬스든, 승차공유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21세기 석유’라는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데이터 3법’도 기약이 없다. 출발이 늦은 만큼 남들보다 더 빨리 뛰어야 격차를 좁힐 텐데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격이다. 이제는 정부의 ‘혁신성장’ 언급마저 확 줄었다. 무엇으로 기업의 사기를 끌어올릴지 답답하다. 한없이 축 처진 상태가 대한민국의 자화상일 수는 없다. 불과 두 세대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변신한 세계의 유일한 주인공 아닌가.
산업화·민주화 이후 지향점 상실
하지만 산업화·민주화 이후 다음 단계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국가의 정향(定向)이 없으니 ‘중진국 함정’을 탈피할 단합된 힘이 생길 리 없다.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한국을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한 게 벌써 7년 전이다. 그 이후 어떤 노력을 했는가. 산업은 조로증을 넘어 노쇠화에 접어들었고, 책임과 의무가 실종된 민주주의는 방향을 상실했다. “한국이 과거 성공을 낭비하고 있다”(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쓴소리가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이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너무도 분명하다. 미국 유럽 등이 도달한 ‘선진화’ 단계다. 그러려면 정치부터 경제 행정 사회 교육 문화 노동 등 모든 분야가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지도자부터 국민 한 명 한 명까지 눈높이를 선진국 수준에 맞춰 부단히 노력해도 도달할지 장담할 수 없다. 남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달라져야 한다.
구조개혁에 국가 명운이 달렸다
대한민국은 갈림길에 섰다. 선진국 문턱에서 추락한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길로 갈 것인가, 마지막 고비를 넘어 안착한 구미 선진국의 길로 갈 것인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경제가 일어서느냐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우려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만약 우리 경제가 한 번 더 넘어지면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외환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외부 충격보다 내부 갈등, 체력 저하로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상상 못 할 변화가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온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변혁과 인구구조 변화는 피할 수도 없다.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니다.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인 올해를 더 이상의 추락을 막을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대반등을 이루는 방법은 구조개혁뿐이다. 창의와 혁신을 억압하는 낡디낡은 규제, 구습과 구태, 기득권과 독점적 지대를 과감히 혁파하는가 여부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 기업이 역동적으로 뛰게 하는 데 세계가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여당부터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철학자 세네카는 “어렵기 때문에 못 하는 게 아니다. 시도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고 갈파했다. 어떤 위기든 정면으로 맞설 때 살아날 길이 열린다. 새해 대한민국 모두의 건투를 빈다.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간다
경제주체들이 의욕상실증에 빠져들고 있다는 게 큰 문제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려면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하는데 사회 전반의 활력이 뚝 떨어졌다. 저성장으로 나눌 ‘파이’가 줄면서 분야마다 ‘만인 대 만인의 지대(地代) 추구’라는 퇴행적인 양상까지 드러난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회에 비용과 비효율을 전가하는 것이다. 생산인구(15~64세) 감소도 본격화했다. 나라가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미래가 정해진 것이라면 어떤 예측이나 다짐도 필요없다. 하지만 우리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게 미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파괴적 혁신이 절실한데, 기득권의 반발과 정치적 이해타산에 가로막혀 손도 못 대고 미루기만 한다. 국가의 방향타인 정치는 아예 ‘문제 그 자체’가 돼버렸다. 많은 지식인이 “나라가 물 먹은 솜처럼 가라앉는 듯하다”고 탄식한다. 새해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는 의지를 담아 올해 ‘2.4% 성장’을 내걸었지만 민간의 예상치는 2.0%가 될까 말까다. 수출이 여전히 힘겹고, 소비 부진에다 6분기째 감소세인 투자도 획기적 반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 감소는 미래 기대를 접는 것과도 같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악재 이전에 기업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게 진짜 문제다.
해법 안 보이는 기업 사기 저하
경제 활력을 되살리려면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뛰게 해야 할 텐데 주변 여건은 되레 악화될 조짐이다. 온갖 규제와 반(反)기업 입법도 모자라 국민연금을 동원한 경영 간섭까지 예고돼 있다. 대외변수는 여전히 예측불허인데 기득권 노동권력은 더욱 기세등등해져 기업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대기업들조차 비상경영이 일상이 됐다. 그렇다고 신산업에서 활로를 찾기도 난망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대변혁 속에 미국 중국 일본은 물론 동남아국가들조차 저만치 앞서가는데 국내에선 원격의료든, 바이오헬스든, 승차공유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21세기 석유’라는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데이터 3법’도 기약이 없다. 출발이 늦은 만큼 남들보다 더 빨리 뛰어야 격차를 좁힐 텐데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격이다. 이제는 정부의 ‘혁신성장’ 언급마저 확 줄었다. 무엇으로 기업의 사기를 끌어올릴지 답답하다. 한없이 축 처진 상태가 대한민국의 자화상일 수는 없다. 불과 두 세대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변신한 세계의 유일한 주인공 아닌가.
산업화·민주화 이후 지향점 상실
하지만 산업화·민주화 이후 다음 단계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국가의 정향(定向)이 없으니 ‘중진국 함정’을 탈피할 단합된 힘이 생길 리 없다.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한국을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한 게 벌써 7년 전이다. 그 이후 어떤 노력을 했는가. 산업은 조로증을 넘어 노쇠화에 접어들었고, 책임과 의무가 실종된 민주주의는 방향을 상실했다. “한국이 과거 성공을 낭비하고 있다”(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쓴소리가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이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너무도 분명하다. 미국 유럽 등이 도달한 ‘선진화’ 단계다. 그러려면 정치부터 경제 행정 사회 교육 문화 노동 등 모든 분야가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지도자부터 국민 한 명 한 명까지 눈높이를 선진국 수준에 맞춰 부단히 노력해도 도달할지 장담할 수 없다. 남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달라져야 한다.
구조개혁에 국가 명운이 달렸다
대한민국은 갈림길에 섰다. 선진국 문턱에서 추락한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길로 갈 것인가, 마지막 고비를 넘어 안착한 구미 선진국의 길로 갈 것인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경제가 일어서느냐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우려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만약 우리 경제가 한 번 더 넘어지면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외환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외부 충격보다 내부 갈등, 체력 저하로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상상 못 할 변화가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온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변혁과 인구구조 변화는 피할 수도 없다.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니다.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인 올해를 더 이상의 추락을 막을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대반등을 이루는 방법은 구조개혁뿐이다. 창의와 혁신을 억압하는 낡디낡은 규제, 구습과 구태, 기득권과 독점적 지대를 과감히 혁파하는가 여부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 기업이 역동적으로 뛰게 하는 데 세계가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여당부터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철학자 세네카는 “어렵기 때문에 못 하는 게 아니다. 시도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고 갈파했다. 어떤 위기든 정면으로 맞설 때 살아날 길이 열린다. 새해 대한민국 모두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