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북한 배로 추정되는 난파 목선이 동해에 면한 일본 서부 섬이나 해안에서 발견된 건수가 156건(척)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북한 선적 추정 목선이 일본 쪽으로 표류하거나 표착한 건수는 45건을 기록한 2015년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이 건수가 2016년 66건에서 2017년 104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는 225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작년보다는 건수가 적지만 역대 2번째 수준인 156건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 사례인 지난 27일에는 니가타(新潟)현 서쪽의 사도(佐渡) 섬 해안가에서 북한 목선의 일부로 추정되는 뱃머리가 발견됐다.
길이 7.6m, 높이 2.25m, 폭 4.3m인 뱃머리에는 백골화가 일부 진행된 시신 7구가 있었다.
사도해상보안서(署)는 뱃머리의 흰색 바탕 부분에 붉은 페인트로 한글과 숫자가 적혀 있는 점을 근거로 북한 선박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 서쪽의 섬이나 해안으로 바람과 해류를 타고 떠내려오는 난파선은 대부분이 낡은 소형 목선이다.
요미우리가 소개한 어부 출신 탈북자 증언 등에 따르면 핵·미사일 개발로 유엔 안보리 주도의 경제 제재를 받는 북한에선 중국에 수출해 외화를 벌 수 있는 해산물을 일정량 잡도록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자금난으로 대형 선박을 만들지 못하면서 소형 목선에 의존해 목숨을 건 원양어업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또 어업을 본업으로 하지 않는 기업이나 군(軍)도 고기잡이에 나선다는 정보가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지난 10월 일본 수산청 단속선과 충돌해 침몰한 북한 어선도 배의 크기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군 당국이 운영한 선박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한다.
당시 침몰한 배에 타고 있던 60여명은 일본 측에 의해 전원 구조돼 곧바로 주변에 있던 다른 북한 선박에 인도됐다.
일본에 표착하는 북한 어선들은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대화퇴'(大和堆·일본명 야마토타이)에서 조업하다가 난파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동해 중앙부에 위치한 대화퇴는 수심이 최저 236m 정도로 얕은 편이고 난류와 한류가 교차해 오징어, 꽁치, 연어 등의 어족 자원이 풍부하다.
대화퇴의 대부분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하지만, 한일 공동관리 어장이어서 한국 어선도 조업할 수 있다.
일본은 북한 어선에 대해서는 불법 조업으로 간주해 단속선을 투입해 진입 시 퇴거 작전을 펴고 있다.
그러나 북한 어선은 유엔 안보리 제재가 강화된 2017년 이후 외화벌이용 수산물을 확보하기 위해 대화퇴로 진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분석이다.
통일부 차관 출신인 김형석 대진대 통일대학원 객원교수는 요미우리 인터뷰에서 " 경제난을 겪는 북한에서 어업은 비료 등이 필요한 농업만큼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원양어업을 장려하고 있다"며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보는 한은 앞으로도 (북한 주민들의) 무리한 어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5~11월경 대화퇴 주변에서 조업하던 북한어선 중에서 고기잡이가 한창일 때 난파당한 배가 가을 이후 대륙 쪽에서 일본으로 부는 계절풍을 타고 흘러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