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ANSA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州)의 발 디 솔레 지역에 있는 스키 리조트 '페조 3000'은 이달부터 리조트 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금지 품목에는 플라스틱 컵과 식기류, 빨대, 포장 용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유럽 리조트 가운데 이처럼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한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9㎞ 길이의 활강 코스에 7개의 스키 리프트를 보유한 페조 3000은 지난해 13만7천명의 스키어가 찾은 이탈리아 내 중소형 리조트다.
지역 관광당국은 "이번 방안은 페조 3000을 알프스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스키장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라며 환영했다.
밀라노대학 등이 지난 4월 공개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계기가 됐다.
이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 알프스산맥의 최대 빙하 가운데 하나인 포르니 빙하 표면에 무려 1억3천100만∼1억6천200만개의 플라스틱 입자와 섬유 조직, 폴리에틸렌 등이 쌓여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오염 물질이 주변 리조트를 찾은 관광객들의 옷이나 장비 등에서 떨어져나와 바람을 타고 빙하까지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빙하 연구가인 크리스티안 카사로토는 "산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수십년간 썩지 않고 그 자리에 남아 결국 자연과 인간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며 "이번 조처가 알프스 지역 리조트 전역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조 3000은 조만간 상당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을 함유한 제품도 사용 금지 품목에 포함하는 한편 쓰레기 수거·재활용과 에너지 사용 등을 환경친화적으로 개선하는 추가 조처를 시행할 계획이다.
플라스틱 재질로 된 일회용 리조트 입장권도 목재 등 재생 가능한 재료로 바꿀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