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2시 55분께 본회의장에 입장한 한국당 의원 30여명은 의장석과 연단 앞에서 인간 띠를 만들어 앉았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밟고 가라' '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절대 반대' 등의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들었다.
김태흠 의원은 2층에 앉은 기자들을 향해 "저희의 이런 모습은 불법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국회는 이제 사망했다. 더이상 국회법 대한민국 법을 운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는 임시국회 첫 회의로 회기 결정 안건을 첫 번째로 처리해야 하지만 본회의 개의에 앞서 배부된 의사 일정에 따르면 선거법을 첫 번째로 처리하는 것으로 되어있다는 것이 항의의 요지다.
심재철 원내대표와 김정재·이만희·전희경 의원은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으나 의장실 관계자들이 막아 들어가지 못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 해 "오늘 안건 처리 순서가 공직선거법이 1번, 회기 결정이 2번이다. 잘못됐다"며 "회기가 결정되고 나서 회의 진행하는게 당연하다. 이런 부분 바로잡아 달라는 뜻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법안 상정을 전제로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를 예고한 상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행태에 "본회의장에서 다수가 이렇게 의사진행을 막고, 위력 휘두르는 건 국명백한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본회의장 입장에 앞서 한국당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같은 의사 진행 방해 행위는 국회선진화법을 위반이다. 지난 본회의도 그렇고 오늘은 더 심각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한국당에 무제한 토론 등 국회법상 허용된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회의 지연을 시도할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고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국회선진화법 위반행위가 재발한다면 단호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사법처리를 요청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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