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결산] 거스를 수 없는 친환경…피할 수 없는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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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자동차 결산 :) 마지막회
▽ 자동차 판매 감소…친환경차 구매는 증가
▽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일자리 감축 발표
▽ 국내도 머지않아 사회적 문제 대두될 듯
▽ 자동차 판매 감소…친환경차 구매는 증가
▽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일자리 감축 발표
▽ 국내도 머지않아 사회적 문제 대두될 듯
올해 자동차 업계에는 친환경 차량의 출시가 줄을 이었다. 강화된 규제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와 수소차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일자리 감축이 불가피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상황이다.
◆ 현대차 디젤엔진 R&D 비용 대폭 삭감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11월 완성차 5사의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361만3077대였다. 같은 기간 판매는 전년대비 1.3% 감소한 359만5237대다. 이중 내수 판매는 2.8%, 수출은 1.2%가 줄었다. 반면 국내외에서 판매한 친환경차는 총 29만6680대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기아차가 98.2%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친환경차는 국내에서 2만1986대로 전년보다 119.2% 늘었고, 해외에서는 3만9981대로 125.4% 증가했다. 올해는 10월까지 국내 판매가 2만1307대, 해외 5만8999대다. 국내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 판매는 127.1%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로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디젤엔진 신규 연구개발(R&D)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강화된 환경규제에 발을 맞추고 수소·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는 글로벌 추세에 '선택과 집중'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쌍용차는 3분기 IR 자료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전기차와 커넥티드카를 언급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친환경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LG화학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2030년 전기차·수소차 신차 판매 비중을 세계 1위 수준인 33%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친환경의 다른 말 '구조조정' 하지만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일자리 감축이라는 문제가 대두됐다. 일본자동차부품공업협회 자료에 의하면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약 3만개의 부품이 필요하지만 전기차와 수소차는 각각 1만9000개, 2만4000개의 부품만 있으면 된다. 부품이 줄면 일자리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잇따라 인원 감축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독일 폭스바겐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025년까지 자회사인 아우디 직원 9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우디는 2029년까지 600억유로(한화 약 77조7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돈으로 폭스바겐은 전기차와 디지털 분야, 미래 모빌리티에 투자해 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가솔린, 디젤 대신 앞으로 75종의 전기차와 60종의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개발하기로 한 계획이 이와 맞닿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도 2022년 말까지 감원을 통해 10억유로(한화 약 1조3000억) 이상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감원을 통해 확보한 재원은 여지없이 친환경 차량 투자 비용으로 사용된다.
미국 업체 포드는 지난 3월 독일 공장에서 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없애기로 했고, GM은 메리 바라 CEO 주도로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 닛산도 최근 1만2000여명 수준의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비용은 친환경 개발 비용에 쓰겠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계획이다. 부품 업체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은 2028년까지 504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시간 줘야"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장 한국지엠은 창원공장에서 비정규직 560명을 해고했고 부평공장에서도 최근 100여명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현대차 노조도 문제를 인식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이상수 노조위원장을 당선시켰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 북미,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배기가스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EU는 지난 5월28개 회원국과 유럽의회 간 협의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보다 37.5%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노동자들이 한숨을 짓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유해 물질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더 이상 내연 기관에 개발비를 쏟을 수 없다"면서도 "친환경도 좋지만 일자리는 노동자와 그의 가족에게는 생사가 걸린 일이기 때문에 신시장 개척을 통해 노동자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 현대차 디젤엔진 R&D 비용 대폭 삭감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11월 완성차 5사의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361만3077대였다. 같은 기간 판매는 전년대비 1.3% 감소한 359만5237대다. 이중 내수 판매는 2.8%, 수출은 1.2%가 줄었다. 반면 국내외에서 판매한 친환경차는 총 29만6680대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기아차가 98.2%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친환경차는 국내에서 2만1986대로 전년보다 119.2% 늘었고, 해외에서는 3만9981대로 125.4% 증가했다. 올해는 10월까지 국내 판매가 2만1307대, 해외 5만8999대다. 국내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 판매는 127.1%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로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디젤엔진 신규 연구개발(R&D)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강화된 환경규제에 발을 맞추고 수소·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는 글로벌 추세에 '선택과 집중'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쌍용차는 3분기 IR 자료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전기차와 커넥티드카를 언급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친환경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LG화학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2030년 전기차·수소차 신차 판매 비중을 세계 1위 수준인 33%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친환경의 다른 말 '구조조정' 하지만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일자리 감축이라는 문제가 대두됐다. 일본자동차부품공업협회 자료에 의하면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약 3만개의 부품이 필요하지만 전기차와 수소차는 각각 1만9000개, 2만4000개의 부품만 있으면 된다. 부품이 줄면 일자리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잇따라 인원 감축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독일 폭스바겐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025년까지 자회사인 아우디 직원 9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우디는 2029년까지 600억유로(한화 약 77조7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돈으로 폭스바겐은 전기차와 디지털 분야, 미래 모빌리티에 투자해 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가솔린, 디젤 대신 앞으로 75종의 전기차와 60종의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개발하기로 한 계획이 이와 맞닿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도 2022년 말까지 감원을 통해 10억유로(한화 약 1조3000억) 이상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감원을 통해 확보한 재원은 여지없이 친환경 차량 투자 비용으로 사용된다.
미국 업체 포드는 지난 3월 독일 공장에서 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없애기로 했고, GM은 메리 바라 CEO 주도로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 닛산도 최근 1만2000여명 수준의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비용은 친환경 개발 비용에 쓰겠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계획이다. 부품 업체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은 2028년까지 504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시간 줘야"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장 한국지엠은 창원공장에서 비정규직 560명을 해고했고 부평공장에서도 최근 100여명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현대차 노조도 문제를 인식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이상수 노조위원장을 당선시켰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 북미,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배기가스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EU는 지난 5월28개 회원국과 유럽의회 간 협의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보다 37.5%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노동자들이 한숨을 짓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유해 물질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더 이상 내연 기관에 개발비를 쏟을 수 없다"면서도 "친환경도 좋지만 일자리는 노동자와 그의 가족에게는 생사가 걸린 일이기 때문에 신시장 개척을 통해 노동자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