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1조원 이어 아세안서 대규모 투자 잇달아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최대 소액대출 금융기관 지분 70%를 7천억원에 인수한다.

앞서 하나은행이 1조원을 들여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연이어 동남아시아에서 행보를 넓히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 금융사 7천억원에 인수(종합2보)
인수가격은 6억340만달러(약 7천20억원)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1대 주주가 된다.

나머지 지분 30%는 2년 이내에 취득할 계획이다.

2010년대 들어 국내 금융회사들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경영권 인수는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에 해당된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현지 177개 영업망을 갖춘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이다.

일반적인 마이크로파이낸스와 달리 정기예금과 저축성 예금을 취급할 수 있다.

전체 금융기관 중에서 대출 점유율이 3위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07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9.4%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캄보디아에 은행 법인을 설립해 현재 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인수하는 대로 리테일과 디지털 부문의 역량을 이전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KB국민은행의 우수한 리테일 역량을 이전, 캄보디아 내 선도은행으로 키워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지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허인 국민은행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은행 글로벌화를 위해 자생적 성장과 함께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 등 투트랙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허 행장은 "이미 진출한 지역에서는 기존에 해온 기업금융뿐만 아니라 투자은행(IB)이나 자본시장 비중을 늘릴 것"이라며 "우리와 가치가 맞고 규모도 있는 회사에 새로 투자하거나 아예 사들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진출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면서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업무의 효율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지난 10월 말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이 발행하는 신주를 1조14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에 대해 현지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이번 지분 인수로 BIDV의 2대 주주(지분율 15%)가 됐다.

경영권 인수 차원은 아니지만 국내 은행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전략적 지분 투자다.

지난달 28일 국민카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현지 여신금융전문회사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 지분 80%를 9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는 자동차·오토바이·내구재 할부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금융회사다.

현대카드는 10월 28일 베트남의 소비자금융 기업인 'FCCOM'의 지분 50%를 49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연이어 동남아시아에서 거점을 확대하는 것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국내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