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홍보해온 호텔들은 '이익충돌 논란' 속 수익 감소 사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취임 이후부터 줄곧 '이익 충돌' 논란이 뒤따랐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개인 사업에도 참여하는 게 옳은 일인지가 핵심이다.
그의 이름을 내건 호텔, 골프 리조트 등 사업은 이 같은 논란 속에 수익이 대체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트럼프'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내세우지 않은 분야에서는 외려 수익이 늘어 호텔·리조트 사업의 손실분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그룹으로서는 대통령 이름을 덜 팔수록 돈이 되는 셈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트럼프 그룹의 호텔 사업 수익 감소를 사무용·상업용 건물 임대수익이 메꿔주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지난 5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재산공개 자료와 대출 정보, 트럼프 그룹의 대출 정보를 분석한 결과, 호텔 사업에서는 일부 수익이 감소했지만 그룹 전체의 수익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트럼프 그룹은 잘 알려진 호텔과 골프 리조트 외에도 사무용 건물 임대업, 부동산 중개업, '트럼프' 상표권을 판매하는 라이센싱 분야를 비롯해 버지니아주(州)에 있는 한 포도밭 운영까지 폭넓은 범위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중 그룹 전체 수익의 25%를 책임지는 호텔 분야 수익은 지난 3년간 감소했다고 NYT는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지로 띄웠다가 '사익 추구' 논란을 일으킨 마이애미 인근의 도럴 리조트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 전인 2015년 도럴 리조트의 연간 수익은 9천200만 달러(약 1천70억원)에 달했지만, 취임 이후인 2017년에는 7천500만 달러(약 870억원)로 떨어졌다고 NYT는 분석했다.
NYT는 또 외국 건물과 가구, 넥타이 등 각종 상품에 '트럼프' 상표권을 판매하는 라이센싱 사업 역시 수익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브랜드를 덜 내세운 사무용 건물 임대 수익은 이 기간에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데이터회사인 트렙에 따르면 트럼프 그룹이 지분의 30%를 소유한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고층 건물에는 최근 글로벌 로펌 링크레이터스 등 고가의 세입자들이 잇따라 들어서며 그룹의 임대 수익이 뛰어올랐다.
트럼프 그룹이 역시 지분 30%를 보유한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용 건물 역시 순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20%나 뛰어올랐다고 NYT는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건물로 불려온 이곳은 건물 가치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번째로 높으며, 올 9월 기준 임대율 100%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모건 스탠리, 마이크로소프트 등 저명한 기업들이 세입자로 들어섰다.
NYT는 이런 현상을 두고 아이러니하게도 반(反)트럼프 세력의 집결지와도 같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이 트럼프 그룹의 수익을 지탱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