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전망] 새로운 질서 맞이하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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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1월말 EU 탈퇴 예상…'회원국 첫 탈퇴' EU에는 '격변'
내년 말까지 미래관계 협상 난항 예고…'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남아있어
'대서양 동맹' 나토 균열도 지속 전망…미국의 무역·방위비 압박도 계속될 듯 영국이 2020년 1월 31일 유럽연합(EU)을 탈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해 유럽은 새로운 질서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957년 창설된 EU의 전신, 유럽경제공동체(EEC)에 1973년 합류한 영국이 47년 만에 EU를 떠나면 EU를 탈퇴하는 첫 회원국으로 기록된다.
2차 세계대전의 여파 속에 6개국으로 시작해 28개국까지 확대한 경제·정치 공동체인 EU가 60여 년 만에 맞게 되는 중대한 변화다.
이는 2016년 6월 영국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이후 3년여간 이어졌던 혼란을 끝낼 기회인 동시에 EU에는 핵심 회원국 영국의 공백을 메우고 내부 결속을 다지며 위상을 재정립해야 하는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1월 말 브렉시트가 이뤄지더라도 2020년에는 유럽의 일상에서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U와 영국은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브렉시트와 완전한 탈퇴 사이에 과도기를 두기로 하고, 2020년 12월 31일까지를 전환(이행) 기간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후에도 이 기간 영국은 계속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아있게 되며, 예산 분담을 포함해 EU 회원국으로서의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문제는 전환 기간 양측이 벌이게 될 미래관계 협상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양측은 이 기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무역, 안보, 이민, 외교정책, 교통 등을 망라하는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협상은 지난 3년여간 진통을 거듭한 영국의 탈퇴 조건에 대한 협상보다 더 어려운 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국 외에 남은 EU 27개국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영국이 1월 말 탈퇴하면 전환 기간이 11개월에 불과해 협상 일정이 매우 촉박하다.
EU 측에서는 이는 방대하고 복잡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현재로서는 전환 기간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만약 2020년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이 또 한 번 닥칠 수 있다.
이 경우 양측간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된다.
영국이 경제·안보 면에서 중추적인 회원국이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도 브렉시트는 EU의 정치·경제적 경쟁력과 국제적 영향력을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EU 각 기구와 남은 27개 회원국이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결속력을 발휘하며 아일랜드 등 다른 회원국의 이익을 보호했다는 점은 더 많은 시민이 EU를 지지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폴란드 싱크탱크 '공공문제연구소'의 야체크 쿠하르치크는 평가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EU의 연대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EU가 브렉시트 이후의 EU를 정비해나가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U 탈퇴에 따른 정치·경제·사회적 비용과 혼란이 생각보다 크고, EU의 우산 아래 있을 때 국가적 이익을 지키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EU 회의론자들의 'EU 탈퇴' 목소리도 잦아들고 있다.
이제 EU는 새해 영국과의 '이혼'을 마무리 짓는 동시에 그동안 브렉시트 문제로 밀려나 있던 다른 중요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보여줬던 EU의 단합이 회원국 간 이해가 엇갈리는 현안에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U 내부적으로는 2021∼2027년 장기 예산안과 EU 개혁, 난민, 회원국 확대 등 회원국 간 충돌이 예상되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법치와 같은 EU 기본 가치에 도전하는 폴란드와 헝가리 등의 포퓰리스트 세력에 대응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의 위협과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고 악화하는 대미 관계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유럽과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무역, 이란 핵 합의, 기후변화 문제 등을 놓고 계속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70년간 이어져 온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로 세계 최대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균열을 드러내면서 '대서양 동맹'이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창설 70주년을 맞은 나토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압박과 일방적인 시리아 북동부 미군 철수 결정, 이에 따른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군사 공격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나토 뇌사' 발언 등으로 계속해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올해 나토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만큼 2020년에는 나토 개혁, 중국의 부상을 포함한 새로운 안보 환경 대응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브렉시트는 EU의 안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은 브렉시트 후에도 나토에 남아있게 되지만, EU의 군사 강국 중 하나이고 미국과 EU 간 연결통로 역할을 해왔다.
영국이 떠나면 안보 분야에서 EU의 영향력도 약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내년 말까지 미래관계 협상 난항 예고…'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남아있어
'대서양 동맹' 나토 균열도 지속 전망…미국의 무역·방위비 압박도 계속될 듯 영국이 2020년 1월 31일 유럽연합(EU)을 탈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해 유럽은 새로운 질서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957년 창설된 EU의 전신, 유럽경제공동체(EEC)에 1973년 합류한 영국이 47년 만에 EU를 떠나면 EU를 탈퇴하는 첫 회원국으로 기록된다.
2차 세계대전의 여파 속에 6개국으로 시작해 28개국까지 확대한 경제·정치 공동체인 EU가 60여 년 만에 맞게 되는 중대한 변화다.
이는 2016년 6월 영국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이후 3년여간 이어졌던 혼란을 끝낼 기회인 동시에 EU에는 핵심 회원국 영국의 공백을 메우고 내부 결속을 다지며 위상을 재정립해야 하는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1월 말 브렉시트가 이뤄지더라도 2020년에는 유럽의 일상에서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U와 영국은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브렉시트와 완전한 탈퇴 사이에 과도기를 두기로 하고, 2020년 12월 31일까지를 전환(이행) 기간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후에도 이 기간 영국은 계속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아있게 되며, 예산 분담을 포함해 EU 회원국으로서의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문제는 전환 기간 양측이 벌이게 될 미래관계 협상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양측은 이 기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무역, 안보, 이민, 외교정책, 교통 등을 망라하는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협상은 지난 3년여간 진통을 거듭한 영국의 탈퇴 조건에 대한 협상보다 더 어려운 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국 외에 남은 EU 27개국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영국이 1월 말 탈퇴하면 전환 기간이 11개월에 불과해 협상 일정이 매우 촉박하다.
EU 측에서는 이는 방대하고 복잡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현재로서는 전환 기간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만약 2020년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이 또 한 번 닥칠 수 있다.
이 경우 양측간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된다.
영국이 경제·안보 면에서 중추적인 회원국이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도 브렉시트는 EU의 정치·경제적 경쟁력과 국제적 영향력을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EU 각 기구와 남은 27개 회원국이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결속력을 발휘하며 아일랜드 등 다른 회원국의 이익을 보호했다는 점은 더 많은 시민이 EU를 지지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폴란드 싱크탱크 '공공문제연구소'의 야체크 쿠하르치크는 평가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EU의 연대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EU가 브렉시트 이후의 EU를 정비해나가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U 탈퇴에 따른 정치·경제·사회적 비용과 혼란이 생각보다 크고, EU의 우산 아래 있을 때 국가적 이익을 지키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EU 회의론자들의 'EU 탈퇴' 목소리도 잦아들고 있다.
이제 EU는 새해 영국과의 '이혼'을 마무리 짓는 동시에 그동안 브렉시트 문제로 밀려나 있던 다른 중요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보여줬던 EU의 단합이 회원국 간 이해가 엇갈리는 현안에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U 내부적으로는 2021∼2027년 장기 예산안과 EU 개혁, 난민, 회원국 확대 등 회원국 간 충돌이 예상되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법치와 같은 EU 기본 가치에 도전하는 폴란드와 헝가리 등의 포퓰리스트 세력에 대응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의 위협과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고 악화하는 대미 관계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유럽과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무역, 이란 핵 합의, 기후변화 문제 등을 놓고 계속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70년간 이어져 온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로 세계 최대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균열을 드러내면서 '대서양 동맹'이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창설 70주년을 맞은 나토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압박과 일방적인 시리아 북동부 미군 철수 결정, 이에 따른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군사 공격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나토 뇌사' 발언 등으로 계속해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올해 나토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만큼 2020년에는 나토 개혁, 중국의 부상을 포함한 새로운 안보 환경 대응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브렉시트는 EU의 안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은 브렉시트 후에도 나토에 남아있게 되지만, EU의 군사 강국 중 하나이고 미국과 EU 간 연결통로 역할을 해왔다.
영국이 떠나면 안보 분야에서 EU의 영향력도 약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