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10개월 만의 필리버스터, 여야 15명 50시간 '교대' 토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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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기습 상정으로 전격 개시…민주당 '맞불토론'에 한국당 "꼴불견"
'화장실' 논란, 의원간 고성 오가기도…최장 5시간50분, 최단 45분 3년 10개월 만의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25일 자정을 기해 종료됐다.
필리버스터의 토론자로 여야 의원 15명이 나섰다.
첫 토론자는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었고, 이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나섰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도 발언대에 섰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지난 23일 오후 9시49분 시작됐다.
사흘을 채우지 못한 채 50시간 11분 만에 자동 종결된 것이다.
민주당이 벌였던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는 9일(2016년 2월23일∼3월2일), 192시간 25분간 진행됐었다.
기간이 비교적 짧았던 것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이 임시국회 회기를 3∼4일씩 끊어 잡는 '깍두기' 전술을 쓴 결과다.
필리버스터는 회기 종료와 함께 끝나고, 다음 회기에서 필리버스터 대상 안건은 표결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23일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약 3시간 앞서 회기 결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민주당의 깍두기 임시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카드였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임시회 회기는 이날까지로 정해져 예산 부수법안들에 대한 표결처리가 진행됐다.
한국당이 '무더기 수정안 제출'로 시간을 끌자 문 의장은 27번째 이후로 배치됐던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처리 순서를 기습적으로 앞당겨 상정했다.
이렇게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는 다소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아빠 찬스 OUT'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의장 사퇴", "아들 공천"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문 의장이 자신의 지역구를 아들에게 물려주려고 민주당에 편파적으로 진행한다는 비난이었다.
한국당이 막대한 양의 수정안을 한꺼번에 내는 통에 국회 전산이 마비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필리버스터 전개 양상도 이례적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맞불'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이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도 가세했다.
필리버스터는 본래 다수파의 표결처리 강행에 맞서 소수파가 무제한 토론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수단이다.
그만큼 반대 의사가 강하다는 표시다.
그런데 이번 필리버스터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한국당 의원들과 번갈아 가며 '찬반 토론'을 벌였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의사진행방해를 방해'하고 있다"며 "꼴불견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필리버스터는 발언대에서 이석(移席)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이 때문에 과거 필리버스터 발언자들도 그랬듯, 이번에도 첫 토론자인 주호영 의원은 성인용 기저귀를 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 의원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김종민 의원은 문 의장의 '3분 허락'을 받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그러자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당 권성동 의원도 김 의원 사례를 들어 토론 도중 화장실에 다녀왔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5시간 50분)이 최장 시간 발언했다.
4∼5시간이던 1인당 토론 시간은 차츰 짧아져 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45분 만에 발언대에서 내려왔다.
그는 성탄절인 이날 토론을 마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했다.
마지막 발언자인 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5시간 가까운 토론을 마치고 발언대를 내려갔다.
심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국민이 무엇이 문제인지, 왜 한국당 의원들이 저런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지 아셨을 것"이라며 "의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야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조(組)를 이뤄 번갈아 가며 상대 당 의원의 토론을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토론자와 사회자, 다른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사회를 보는 문 의장을 향해 "정치인생을 반추하라"고 쏘아붙였다.
문 의장이 발끈하자 한국당 의석에서 반말투의 항의가 터져 나왔고, 문 의장이 "지금 뭐라고 하셨나"라며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토론자로 나와 한국당의 '위성 비례정당' 결성 계획을 비난하자, 한국당 임이자 의원이 "정의당은 민주당의 위성정당 아니냐"고 반박하면서 언쟁을 주고받았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의 토론 도중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의 '대리출석' 문제를 지적하며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면 되나"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민주당 의석 쪽에서는 "아니 왜 그래"라며 야유가 터져 나왔다.
/연합뉴스
'화장실' 논란, 의원간 고성 오가기도…최장 5시간50분, 최단 45분 3년 10개월 만의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25일 자정을 기해 종료됐다.
필리버스터의 토론자로 여야 의원 15명이 나섰다.
첫 토론자는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었고, 이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나섰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도 발언대에 섰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지난 23일 오후 9시49분 시작됐다.
사흘을 채우지 못한 채 50시간 11분 만에 자동 종결된 것이다.
민주당이 벌였던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는 9일(2016년 2월23일∼3월2일), 192시간 25분간 진행됐었다.
기간이 비교적 짧았던 것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이 임시국회 회기를 3∼4일씩 끊어 잡는 '깍두기' 전술을 쓴 결과다.
필리버스터는 회기 종료와 함께 끝나고, 다음 회기에서 필리버스터 대상 안건은 표결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23일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약 3시간 앞서 회기 결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민주당의 깍두기 임시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카드였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임시회 회기는 이날까지로 정해져 예산 부수법안들에 대한 표결처리가 진행됐다.
한국당이 '무더기 수정안 제출'로 시간을 끌자 문 의장은 27번째 이후로 배치됐던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처리 순서를 기습적으로 앞당겨 상정했다.
이렇게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는 다소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아빠 찬스 OUT'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의장 사퇴", "아들 공천"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문 의장이 자신의 지역구를 아들에게 물려주려고 민주당에 편파적으로 진행한다는 비난이었다.
한국당이 막대한 양의 수정안을 한꺼번에 내는 통에 국회 전산이 마비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필리버스터 전개 양상도 이례적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맞불'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이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도 가세했다.
필리버스터는 본래 다수파의 표결처리 강행에 맞서 소수파가 무제한 토론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수단이다.
그만큼 반대 의사가 강하다는 표시다.
그런데 이번 필리버스터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한국당 의원들과 번갈아 가며 '찬반 토론'을 벌였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의사진행방해를 방해'하고 있다"며 "꼴불견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필리버스터는 발언대에서 이석(移席)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이 때문에 과거 필리버스터 발언자들도 그랬듯, 이번에도 첫 토론자인 주호영 의원은 성인용 기저귀를 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 의원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김종민 의원은 문 의장의 '3분 허락'을 받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그러자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당 권성동 의원도 김 의원 사례를 들어 토론 도중 화장실에 다녀왔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5시간 50분)이 최장 시간 발언했다.
4∼5시간이던 1인당 토론 시간은 차츰 짧아져 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45분 만에 발언대에서 내려왔다.
그는 성탄절인 이날 토론을 마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했다.
마지막 발언자인 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5시간 가까운 토론을 마치고 발언대를 내려갔다.
심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국민이 무엇이 문제인지, 왜 한국당 의원들이 저런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지 아셨을 것"이라며 "의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야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조(組)를 이뤄 번갈아 가며 상대 당 의원의 토론을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토론자와 사회자, 다른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사회를 보는 문 의장을 향해 "정치인생을 반추하라"고 쏘아붙였다.
문 의장이 발끈하자 한국당 의석에서 반말투의 항의가 터져 나왔고, 문 의장이 "지금 뭐라고 하셨나"라며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토론자로 나와 한국당의 '위성 비례정당' 결성 계획을 비난하자, 한국당 임이자 의원이 "정의당은 민주당의 위성정당 아니냐"고 반박하면서 언쟁을 주고받았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의 토론 도중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의 '대리출석' 문제를 지적하며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면 되나"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민주당 의석 쪽에서는 "아니 왜 그래"라며 야유가 터져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