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어 내년 건강보험료율은 3.2%, 장기요양보험료율은 20.5%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건보료 부담에 소득이 없는 은퇴자와 살림살이가 빠듯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내년 직장인의 건강보험료율과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를 책정하는 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이 올해보다 3.2% 인상됩니다.

건강보험 월 납입금에 포함되는 장기요양보험료도 20.5%나 오릅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인상 폭입니다.

이에 따라 직장인이 내년 매달 내야할 총 보험료는 6천원이나 늘어나게 됩니다.

은퇴자나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지역가입자는 더 숨통이 막힙니다. 지역가입자는 소득을 비롯해 재산과 자동차에도 건보료를 물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내년엔 건보료와 연동되는 공시지가의 대폭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집 한채만 가졌을 뿐 마땅한 고정수입이 없는 은퇴자들의 생활은 더 팍팍해질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공시지가 5억원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연금 소득 연 3천만원이 전부인 은퇴자는 내년엔 매월 올해보다 월 1만1천원이 더 늘어난 35만1천원의 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기에 내년엔 장기보험료까지 월 2만8,900원에서 3만5,900원으로 껑충 뛰어 연간 보험료 부담만 460만원을 넘어서게 됩니다.

연간 소득의 15%를 보험료로 내는 셈입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압박감을 느끼긴 마찬가지. 경기 둔화에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득이 줄어 이젠 직원들 보험료 내주기도 빠듯합니다.

<인터뷰> 김형순 소상공인연합회 중구지회장

"나라에 세금 내고 월급주다 보니 그 전에 벌었던 것 토해내고 있다. 경기침체인데 보험료까지 오르게 되는 것은 소상공인에게 견디기 힘든 일이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2% 안팎의 저성장 시대 과도한 보험료 인상은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전체 소득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세부담만 커지게 되면 소비여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정부는 가입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 정부 지원금을 올해보다 1조원 넘게 증액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정부 지원률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15~16%대 보다 낮은 14% 수준에 그칠 전망입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의 속도조절을 통해 가입자의 부담을 줄이고 기업과 지역가입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운영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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