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채권' 넉 달 새 6조달러 줄었다…佛 금리도 플러스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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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긴장 완화로 침체 우려 줄자
'안전자산' 선진국 국채 매도 늘어
8월 17조달러→11조달러로
전세계 발행 잔액의 9% 감소
'안전자산' 선진국 국채 매도 늘어
8월 17조달러→11조달러로
전세계 발행 잔액의 9% 감소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다소 사그라지면서 세계 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채에 몰리면서 채권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하는 추세였으나, 최근 무역 긴장이 완화되면서 각국의 국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8월 17조달러(약 1경9750억원)에 이르던 전 세계 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현재 6조달러(약 6970조원) 감소한 11조달러(약 1경278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넉 달 동안 6조달러어치 채권 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됐다는 얘기다. 6조달러는 전 세계 채권 발행 잔액의 9% 수준이다.
세계 주요국의 국채 금리는 최근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9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로 무역전쟁이 완화되면 일본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오르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연 1.922%까지 치솟아 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이란 관측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의 채권 금리도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이후 이날까지 독일과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각각 0.311%포인트와 0.271%포인트 상승했다. 독일은 국채 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지만 프랑스는 연 0.05%의 플러스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이 그간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매입한 것은 경기 침체로 금리가 추가 하락(채권 가격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만기 전 금리가 더 떨어지면 그만큼 자본이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투자자들은 채권을 팔고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호조로 내년 한 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한 영향이 컸다. 더불어 스웨덴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포기한 것도 전 세계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던 스웨덴은 지난 19일 금리를 제로(0)로 올렸다. 4년9개월 만에 ‘마이너스 금리 실험’의 막을 내린 것으로, 자국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부동산 시장 과열 등으로 가계 부채가 폭증하며 부작용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주요국 가운데 이를 포기한 곳은 스웨덴이 처음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안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스웨덴의 이번 결정은 마이너스 금리와 대규모 채권 매입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장기간 의존하면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표적 부작용으로 부동산 거품, 가계의 저축 기피, 비(非)은행권의 과도한 위험 부담 조장,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등을 꼽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너스 금리는 부분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기대만큼 큰 효과를 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WSJ는 “정부의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 자금이 시중에 장기간 풀리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며 “연기금 등이 고객들에게 적절한 수익을 주지 못하고 주택 시장의 거품 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세계 주요국의 국채 금리는 최근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9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로 무역전쟁이 완화되면 일본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오르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연 1.922%까지 치솟아 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이란 관측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의 채권 금리도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이후 이날까지 독일과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각각 0.311%포인트와 0.271%포인트 상승했다. 독일은 국채 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지만 프랑스는 연 0.05%의 플러스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이 그간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매입한 것은 경기 침체로 금리가 추가 하락(채권 가격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만기 전 금리가 더 떨어지면 그만큼 자본이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투자자들은 채권을 팔고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호조로 내년 한 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한 영향이 컸다. 더불어 스웨덴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포기한 것도 전 세계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던 스웨덴은 지난 19일 금리를 제로(0)로 올렸다. 4년9개월 만에 ‘마이너스 금리 실험’의 막을 내린 것으로, 자국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부동산 시장 과열 등으로 가계 부채가 폭증하며 부작용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주요국 가운데 이를 포기한 곳은 스웨덴이 처음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안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스웨덴의 이번 결정은 마이너스 금리와 대규모 채권 매입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장기간 의존하면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표적 부작용으로 부동산 거품, 가계의 저축 기피, 비(非)은행권의 과도한 위험 부담 조장,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등을 꼽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너스 금리는 부분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기대만큼 큰 효과를 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WSJ는 “정부의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 자금이 시중에 장기간 풀리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며 “연기금 등이 고객들에게 적절한 수익을 주지 못하고 주택 시장의 거품 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