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전략硏, 주한외교관 초청 포럼…대사들, '대북제재 실효성' 집중 질문도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라며 일방적으로 제시한 이른바 '연말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나 이달 하순 예고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중지'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안보전략연구원이 개최한 주한외교관 초청 NK포럼에서 이런 관측을 내놨다.

그는 이런 관측을 근거로 "당 전원회의나 신년사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북한이 현재 대화의 틀을 깨는 급진적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전에 조치가 이뤄지면 신년사 등이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간의 주요 정책의 기본 방침을 발표하는 신년사가 나온 이후에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 이행을 할 준비가 됐다는 의지의 표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北신년사서 '핵협상 중지' 선언 가능성…내년 中역할 더 강화"
성 책임연구원은 또 북한이 이달 7일과 13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두 차례 '중대 시험'을 발표하면서 '전략적 지위 변화'를 주장한 점에 주목하며 "이번 두 차례 시험은 추진체 엔진 기술이나 사거리 극대화 등 ICBM 역량 시험과 긴밀히 관련돼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 15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기점으로 잇달아 내던 대미 비난 담화를 추가로 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과 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침묵'이라고 규정했다.

비건 대표의 한중일 3개국 방문과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만큼 '공격적 수사'를 지속하는 데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김정은 위원장 집권 7년 만에 시진핑 주석과 5차례나 만났을 정도로 북중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정치적 관계"라며 "내년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역할이 훨씬 더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미국 등 23개국의 주한 대사관에서 대사와 외교관 등 27명이 참석했다.

질의응답 순서에는 북한의 경제 상황과 대북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조동호 안보전략연구원장은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는 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밀매'를 통한 수입원 창출, 충분한 외화 보유액, '인센티브 제도' 등 김정은 시대 들어 달라진 경제 정책 등을 근거로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