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지명됐다 음주운전 등 의혹에 자진 사퇴
靑 "정책기획위원장직은 전문성과 역량 위주로 검증"

문재인 정부 첫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됐다 낙마한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이 차관급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부활'해 눈길을 끈다.

조대엽, 장관 후보자서 낙마했다 정책기획위원장으로 '부활'(종합)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정해구 위원장 후임에 조 원장을 임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고 대변인은 "조 위원장은 노동복지·사회운동·공공성 분야 연구에 매진해 온 한국의 대표적인 정치사회학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경제모델을 추구하며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의장으로도 활동하는 등 폭넓은 정책적 시야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정책기획위원회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조 위원장은 안동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운영위원을 거쳐 한국비교사회학회 회장과 한국사회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부소장을 지내며 문 대통령의 정책 구상을 뒷받침했고, ▶현재는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갈등사회의 도전과 미시민주주의', '작은 민주주의 친환경 무상급식', '생활민주주의의 시대' 등의 저서에서 보이듯 민주주의와 공공성 등을 주로 연구해왔다.

또한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과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학제 간 연구를 통해 노동학의 학문적 지평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책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각종 의혹이 제기돼 노동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이력은 적잖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조 위원장은 2017년 6월 11일 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으나 여러 의혹 속에 한 달여만인 같은 해 7월 13일에 자진해 사퇴했다.

조 위원장은 2007년 12월 고려대 교수 재직 시절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경력이 있다.

조 위원장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출교된 학생들을 위로하려고 술을 마신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해당 학생들은 '술을 마신 적 없다'고 밝혀 허위 해명 논란이 일었다.

이에 더해 야권은 ㈜한국여론방송 등의 사외이사를 겸직하면서 영리활동을 했다는 의혹과 함께 직계존속 재산신고 누락 의혹, 모친을 부양하지 않았는데도 소득 공제를 받은 의혹, 논문표절 의혹 등을 제기했다.

조 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음주운전 전과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죄했으나 사외이사 겸직을 통한 영리 활동 의혹 등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답변했다.

조 위원장 임명과 관련한 논란을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책기획위원장은 대통령에게 국가 정책을 조언하는 자리로, 정책적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자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민 눈높이에 합당한 수준인지 검증을 받는다"며 "장관 직위와 달리 정책기획위원 및 위원장은 비상설 직위인 만큼 전문성과 역량 위주로 검증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 위원장은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 분과 의장으로 활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할 당시 음주운전 등이 논란이 된 것은 사실이나, 이번 인사에서는 정책적 역량 등을 높이 사 조 위원장을 발탁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