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증가 2010년 이후 최저
글로벌 시장 악순환 전망에
내년도 '제자리걸음' 가능성
부산항만공사는 올 12월 말까지 신항과 북항 9개 터미널에서 처리한 총 물동량이 2190만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2166만TEU보다 1.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19일 발표했다. 항만공사가 올해 목표로 세운 2250만TEU에는 60만TEU 모자란다. 올해 증가율 1.1%는 한진해운 파산 여파로 0.2% 감소했던 2016년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가장 낮다.
전체 물동량 중에서 한국 수출입(1032만7000TEU)은 0.9%,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제3국으로 가는 환적화물(1157만4000TEU)은 1.3% 증가할 것으로 항만공사는 추정했다. 2010년(18.3%)과 2011년(13.6%)에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6~3.8%,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5.3%와 5.7% 증가했다.
올해 부산항 물동량이 예년보다 부진한 것은 환적화물 증가율이 1.3%로, 기대했던 7%대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항 환적화물에서 미·중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가깝다”며 “두 나라가 상대국 수출품에 고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바람에 교역량이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고율 관세 부과를 앞두고 지난해 11~12월 밀어내기 물량이 급증했던 기저효과로 올해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선사들의 내년 물동량 전망도 그다지 밝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공사가 부산항에 기항하는 상위 20개 선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내년에 전망하는 부산항 물동량은 올해보다 1.5% 늘어난 2222만4000TEU다. 수출입은 1.3%, 환적은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항만공사의 내년 목표량은 올해보다 3.2% 많은 2260만TEU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교역량 증가, 국적선사의 동남아시아 서비스 확대, 도쿄올림픽 개최 등으로 환적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의 선박배출가스 규제로 선사들이 기름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북중국 항만 직기항을 줄이고 부산항 환적을 늘릴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선사들과 계약해 물량을 직접 처리하는 부산항 부두 운영사들은 대부분 내년 물동량이 올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해 항만공사 목표와는 상당한 괴리를 보였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