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 올해의 과학계 인물 10인 발표

죽은 돼지의 뇌에서 일부 세포의 기능을 되살린 연구 결과를 4월 발표해 학계를 들썩이게 한 네나드 세스탄 미국 예일대 교수가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 과학계 인물이 됐다.

18일 네이처는 '올해의 인물 10인'을 발표하며, 세스탄 교수를 '삶과 죽음의 정의에 도전한 신경생물학자'라고 소개했다.

세스탄 교수팀은 육가공 공장에서 얻은 죽은 돼지에서 뇌를 분리해 연구를 진행했다.

혈액과 비슷하게 만든 용액과 함께 산소를 공급하자 6시간 뒤 돼지 뇌에서 일부 신경세포와 교세포(glia), 혈관세포의 기능이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죽은 뇌세포를 되살릴 수 없다는 학계 통설을 뒤집은 결과다.

뇌가 '의식'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당시 이 결과를 놓고 윤리적인 논란도 일었다.

앞으로 동물의 뇌 기능을 일부 되살리거나 사람의 뇌를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진행할 때 여러 문제가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인 콩고민주공화국의 미생물학자 장-자크 무옘베 탐품이 10대 인물로 선정됐다.

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중국의 줄기세포 학자 등홍퀴 박사도 리스트에 올랐다.

10월 구글과 함께 양자컴퓨터 칩 '시커모어'의 뛰어난 연산 기능을 학계에 공개한 존 마르티니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UC샌타바버라) 교수도 '10대 인물'로 꼽혔다.

연구진은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로 1만년이 걸리는 난수 증명 문제를 시커모어로는 200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학계에서 '양자 우월성'(quantum supremacy·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의 능력을 넘었다는 의미)'을 최초로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8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Australopithecus anamensis)의 두개골 화석을 발견한 미국 클리블랜드자연사박물관의 요하네스 하일레-셀라시에 박사와 차임(CHIME) 망원경으로 빠른 전파폭발(fast radio bursts)을 관측한 빅토리아 카스피 캐나다 맥길대 교수도 10대 인물이 됐다.

올해는 환경 분야에서 다양한 인물이 선정됐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대응을 비판한 리카르도 갈바오 전 INPE(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 소장, 144명의 생태전문가와 함께 동·식물 멸종 위기를 알린 산드라 디아즈 아르헨티나 코르도바국립대 교수, 환경 문제에 각국 정부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스웨덴의 10대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 등이다.

또 중국에서 진행된 장기 이식 중 여러 건이 기증자의 동의 없이 진행됐다며 문제를 제기한 웬디 로저스 호주 매쿼리대 교수도 '10대 인물' 명단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