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법원, '하세월' 성범죄 판결에 속도…전담조직 설치
인도에서 최근 잔혹한 성폭행·살인 사건이 이어지자 대법원이 전담 조직을 설치, 성범죄 판결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S.A. 봅데 인도 대법원장은 지난 16일 두 명의 판사가 이끄는 성범죄 재판 전담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고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봅데 대법원장은 "이 위원회는 인도 전역에서 발생하는 강간, 청소년 대상 성범죄 관련 재판을 모니터링하고 감독하게 된다"며 "관련 사건의 신속한 재판을 위해 주 법원 등과도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사건이 처리되는데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기도 하는 인도의 재판 현실을 고려해 성범죄 관련 사안은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인도에는 여성과 청소년 대상 범죄 관련 재판만 16만6천여건이 적체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성범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잔혹해지는데 법원의 대응이 지나치게 안일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인도 대법원, '하세월' 성범죄 판결에 속도…전담조직 설치
특히 최근 전국 곳곳에서 끔찍한 성범죄가 이어지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앞서 이달 초에는 증언차 법원에 가던 성폭행 피해자가 피의자들로부터 불태워져 중상을 입은 끝에 사망했고,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불태워져 사망한 사건도 하이데라바드, 비하르, 트리푸라 등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그러자 수도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등 곳곳에서 성폭행 근절을 요구하는 시위가 들불 번지듯 확산했다.

이에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의회는 지난 14일 '강간범 처벌 패스트트랙'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법안은 여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강력 성범죄를 저지른 이가 입건되면 특별 법원 등을 통해 21일 만에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게 했다.

인도에서는 2012년 뉴델리 시내버스 안에서 20대 여대생이 집단으로 성폭행당한 뒤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성범죄 형량이 강화됐지만, 관련 범죄는 여전히 범람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