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장 부자' 식당 데려가 국밥 사준 경찰관들 표창
어린 아들과 함께 허기를 채우려고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친 30대 가장의 이른바 '현대판 장발장' 사건과 관련, 이들 부자를 도운 경찰관들이 표창을 받게 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 10일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다가 적발된 A(34)씨와 그의 아들 B(12)군에게 식사를 대접한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 이재익(51) 경위에게 민갑룡 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당시 함께 출동한 김두환 (34) 순경에게는 이상로 인천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이 주어질 예정이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이 경위의 경우 지방청에서 본청에 표창을 건의했고 받아들여졌다"며 "조만간 두 경찰관에게 표창장이 수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와 B군은 지난 10일 오후 4시께 인천시 중구 한 마트에서 우유와 사과 6개 등 식료품 1만원어치를 훔치다가 마트 직원에게 적발됐다.

마트 대표는 경찰에 신고했다가 A씨가 눈물을 흘리며 사정을 설명하고 잘못을 뉘우치자 처벌 의사를 철회했다.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A씨는 몇 달 전까지 택시기사로 일하다 그만뒀으며 임대주택에서 지내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굶주림을 참지 못해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마트로 출동한 이 경위는 이들 부자의 사연을 듣고 인근 식당으로 데려가 국밥을 대접했다.

그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라며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장발장 부자의 얘기가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며 "흔쾌히 용서해 준 마트 주인, 부자를 돌려보내기 전 국밥을 사주며 눈물을 흘린 경찰관, 이어진 시민들의 온정은 우리 사회가 희망이 있는 따뜻한 사회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 생활안전계 관계자는 "마트에서 A씨 부자의 사정을 듣고서 국밥집까지 따라가 현금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넨 시민도 수소문하고 있다"며 "선의를 베푼 해당 시민을 찾게 되면 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